등록 : 2018.11.05 20:20
수정 : 2018.11.06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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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테네시주 채터누가의 유세 현장에서 ‘신이여 미국을 가호하소서’를 부르는 가수 리 그린우드의 어깨에 손을 얹고 있다. 채터누가/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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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밤(한국시각) 미 중간선거 실시]
4일까지 사전투표 3400만명…역대 최고 중간선거 투표율 예상
“여성·젊은층 투표 많아 민주당 유리” vs “공화당 지지층도 결집”
언론·예측기관 “8년 만에 민주당 하원 탈환” 예상
그러나 민주-공화 지지 격차 줄어 승리 폭 주목
6일 어느 쪽이 더 많이 투표하느냐에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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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테네시주 채터누가의 유세 현장에서 ‘신이여 미국을 가호하소서’를 부르는 가수 리 그린우드의 어깨에 손을 얹고 있다. 채터누가/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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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띠는 중간선거가 6일 오전(한국시각 6일 오후) 동부에서 시작해 서부까지 하루 동안 실시된다. 상원 100석 중 35석과 하원 435석 전체, 주지사 50명 중 36명이 선출된다. ‘트럼프 대 반트럼프’ 구도가 선명한 이번 선거는 결과에 따라 미국 국내 정치는 물론 한반도 문제 등 대외 정책도 직간접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어 더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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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선거 최고 투표율 예상…누가 유리? 이번 선거의 가장 큰 특징은 역대 최고 수준의 열기다. 트럼프 대통령의 분열과 적대의 통치에 분노한 이들과, 그를 방어하려는 세력 모두 투표 의지로 달아올랐다. 사전투표자는 4일까지 약 3400만명인데, 최소 28개 주와 워싱턴에서는 이미 4년 전 중간선거 때의 전체 사전투표자 수를 넘어섰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사전투표를 분석해온 플로리다대의 마이클 맥도널드 교수는 “사람들이 이번 선거에 깊이 관여하며 투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 중간선거는 대선보다 투표율이 낮다. 1914년의 51%가 가장 높았고, 2014년에는 2차대전 이후 가장 낮은 37%에 그쳤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에는 2016년 대선(58%)에 육박하며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지난달 <워싱턴 포스트> 조사에서는 76%가 투표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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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4일 인디애나주 게리에서 현 상원의원으로 중간선거에 나선 조 도넬리와 함께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게리/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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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는 트럼프 행정부의 양호한 경제 성적표와 민주당이 내세운 ‘오바마 케어’ 유지, 총기 규제 외에도 유권자들의 감정을 자극하는 이슈들이 관심을 증폭했다. 특히 반트럼프 진영 인사들에 대한 폭발물 소포 배달 사건과 유대교 회당 총기 난사 사건이라는 ‘증오 범죄’가 막판 변수로 터져나왔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카라반(중남미 출신자들의 미국행 행렬)의 공포’를 조장하며 맞섰다.
달아오른 열기가 어느 쪽에 유리할지를 두고 해석은 엇갈린다. 사전투표에 여성과 젊은층의 참여가 많으니까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해석이 많다. 하지만 최근 친트럼프 진영의 결집도 만만찮다. 공화당 지지층도 사전투표에 많이 나섰다는 분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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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전 막바지는 전·현직 대통령의 유세 대결이 장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접전지인 오하이오주, 인디애나주, 미주리주에서 유세를 하며 강행군을 마무리했다. 그는 “공화당이 장악하는 의회는 일자리는 더 많고 범죄는 적지만 민주당이 장악하면 범죄가 많고 일자리는 적다”며 반이민을 주제로 ‘공포 마케팅’을 했다.
퇴임 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 비판을 자제해온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3일 조지아주에 이어 4일 정치적 고향인 일리노이주와 인디애나주를 방문했다. 며칠간의 유세로 목이 쉰 그는 인디애나주에서 “선거가 다가오면서 우리는 말로 우리를 분열시키고 서로를 등 돌리게 하려는 반복적 시도들을 봤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며 ‘견제 마케팅’에 열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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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예측기관은 “민주당 8년 만에 하원 탈환” 언론과 선거 예측기관들의 예상은 ‘상원은 공화당, 하원은 민주당’이다. 현재 의회는 상원(공화당 51석, 민주당 49석)과 하원(공화당 235석, 민주당 193석, 공석 7석) 모두 공화당이 장악했는데, 민주당이 2010년에 내준 하원 다수당 지위를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간선거에서 여당이 상·하원에서 의석을 잃지 않은 경우는 1934년(경제 공황), 1998년(경제 호황), 2002년(9·11 테러 직후) 등 3차례뿐이다.
<시엔엔>(CNN)은 하원에서 민주당이 226석으로 과반(218석 이상)을 차지하고 공화당은 209석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상원에서는 공화당이 오히려 1석을 늘려 52석, 민주당은 1석 줄어든 48석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상원은 선거 대상 35석 중 26석이 민주당(무소속 포함)이 현역인 곳이라 애초 공화당에 유리한 구조다. 예측기관인 ‘파이브서티에이트’는 민주당이 하원에서 승리할 가능성과 공화당이 상원에서 승리할 확률을 각각 84.8%로 내다봤다.
하지만 민주당의 하원 승리 폭이 크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조사들도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과 <엔비시>(NBC)가 지난 1~3일 1000명에게 ‘하원에서 어느 당이 다수당이 돼야 하느냐’고 물으니 50%가 민주당, 43%가 공화당을 택했다. 10월 중순 같은 조사와 비교해 격차가 9%포인트에서 7%포인트로 줄어든 것이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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