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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11.07 05:00 수정 : 2018.11.07 07:3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 전날인 5일 미주리주 유세에서 열변을 토하고 있다. 케이프 지라도/AFP 연합뉴스

최악 분열의 중간선거…CNN 조사, 80% “올 들어 훨씬 분열”
비백인 여성 79% “민주당” vs. 고졸 백인 남성 65% “공화당”
트럼프 유세 마지막까지 ‘카라반 공포’ 뿌리며 “민주당 폭도”
‘뉴욕 타임스’ “가장 양극화된 선거…선거 뒤에도 지속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 전날인 5일 미주리주 유세에서 열변을 토하고 있다. 케이프 지라도/AFP 연합뉴스
미국 상원 100석 가운데 35석과 하원 435석 전체, 주지사 50명 중 36명을 선출하는 중간선거가 6일(현지시각) 치러졌다. 이번 선거 결과는 한국시각 7일 오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고 있으나,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8년 만에 하원 다수당이 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중간선거가 자신에 대한 중간평가에 해당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편 가르기’의 전면에 나선 이번 선거는 최악의 ‘분열 선거’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시엔엔>(CNN)이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1~3일 15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5일 발표한 조사 결과를 보면, 80%가 올해 들어 미국이 훨씬 분열됐다고 응답했다. 분열은 성별에서 확 드러났다. 비백인 여성의 79%와 대졸 백인 여성의 68%가 민주당을 지지하는 반면, 백인 남성은 57%가 공화당을 지지했다. 특히 고졸 이하 백인 남성은 65%가 공화당을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도시-농촌의 분열도 더 명확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도시보다는 자신의 지지층이 두꺼운 농촌 지역을 돌며 지원 유세를 했다. 선거운동 막바지인 4~5일에도 조지아·테네시·오하이오·인디애나·미주리주를 돌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세 마지막날까지 ‘카라반(중미 출신의 미국행 이민 행렬) 공포’를 부추기며 민주당을 “급진 세력” “좌익 사회주의자” “폭도”로 지칭했다.

이런 흐름에 노골적인 인종주의적 광고와 선동도 판을 쳤다. 5일 미국 전역에는 2014년 캘리포니아의 보안관 대리 2명을 살해한 멕시코 불법 이민자를 민주당원이 입국시키는 것처럼 조작한 장면을 담은 선거 광고가 방영됐다. 트럼프 대통령 후원회 쪽이 자금을 댄 30초짜리 이 텔레비전 선거 광고는 명백한 허위 사실을 담고 있다. 빗발치는 비난에 페이스북과 <엔비시>(NBC) 및 트럼프 대통령이 선호하는 <폭스 뉴스>도 광고 방영 중단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이 광고 영상을 트위터에 올렸다. 그는 5일 이 광고에 대해 기자들한테 질문을 받자 “나는 모르는 일”이라며 “많은 것이 역겹다. 당신들 질문도 여러 차례 역겨웠다”고 응수했다.

민주당의 흑인 주지사 후보들이 출마한 곳에서도 인종주의적 흑색선전이 판을 쳤다. 흑인 여성 주지사 후보인 스테이시 에이브럼스가 당선이 유력한 조지아에서는 방송 진행자로 유명한 흑인 여성 오프라 윈프리를 사칭해 ‘나의 친구 검둥이 계집애’에게 투표하라는 자동발신 전화가 유권자들에게 발송됐다. 60초짜리 이 전화는 “이 전화는 매혹적인 검둥이 오프라 윈프리가 당신에게 나의 친구인 검둥이 계집애 스테이시 에이브럼스를 조지아 주지사로 만들어달라는 것이다”로 시작한다. 이 전화는 에이브럼스 후보를 노예시대 때 백인에게 아첨하는 흑인 유모를 지칭하는 ‘불쌍한 제마이마 아줌마’라고 불렀다.

이 전화의 화자는 ‘권력으로 가는 길’이라는 단체가 만든 내용이라고 밝혔다. 이 단체는 아이다호의 스콧 로즈가 이끄는 백인우월주의 및 반유대주의 단체로, 신나치주의 후보들을 후원한 전력이 있다. 이 단체는 민주당의 흑인 주지사 후보 앤드루 길럼이 출마한 플로리다에서도 인종주의적 내용의 자동발신 전화를 이용했다. 전화 내용은 정글과 침팬지들의 소음을 배경으로 길럼을 묘사했다. 앞서 플로리다에 온 서니 퍼듀 농업장관은 이번 선거를 ‘목화 따기만큼 중요하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흑인 노예들의 노동인 목화 따기에 빗대 길럼을 모욕했다는 것이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정의길 선임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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