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1.13 16:21
수정 : 2018.11.13 20:50
측근들 ‘재도전 기대’ 언론기고
“‘첫 여성 대통령’ 미완의 임무…
트럼프에도 반드시 복수해야”
CNN “끔찍한 아이디어” 꼬집어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섰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한 힐러리 클린턴(71) 전 국무장관이 2020년 대선에 재도전할 것이라고 측근들이 밝혔다. ‘대선 3수설’에 미국 언론은 싸늘한 반응을 보였고, 백악관 참모는 환영했다.
클린턴 전 장관의 보좌관을 지낸 마크 펜과 민주당 뉴욕시의회 의장을 지낸 앤드루 스테인은 12일 <월스트리트 저널> 공동기고에서 “클린턴 전 장관이 대선에 다시 한번 뛰는 것을 기대해도 좋다”고 밝혔다.
이들은 클린턴 전 장관이 1999년 정치에 입문한 뒤의 경력을 3단계로 구분하면서 “클린턴 4.0을 맞을 준비를 하라”고 했다. 그가 “지난 2년간 절치부심한 끝에 더 강하고, 진보적이며 완전한 민주당 사람이 돼 트럼프 대통령을 완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원들 사이에서 75%의 지지를 받고 있고, 첫 여성 대통령이라는 미완의 임무가 있으며, 트럼프에 대한 개인적 불만도 갖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클린턴을 감옥으로!’라고 외친 점을 언급하며 “반드시 복수해야 한다”고 했다.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1960년 대선에서 지고 8년 뒤 당선된 사례를 롤모델로 언급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재출마 여부에 대한 질문에 “아니다”라면서도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말해 결국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을 낳았다. 당시 그의 오랜 측근인 필립 라이너스는 “파워볼 복권에 당첨될 가능성이 더 크다”며 출마설을 일축했다. 하지만 다른 측근들이 재출마를 공론화하고 나선 것이다.
<시엔엔>(CNN)은 “끔찍한 아이디어”라고 꼬집었다. 크리스 실리자 에디터는 “사람들은 트럼프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클린턴을 더 안 좋아했다. 사람들은 트럼프를 신뢰하지 않고 그가 정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클린턴에 대해서도 똑같이 느꼈다”고 지적했다. 또 당시 10명 중 4명꼴로 후보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나라에 필요한 변화를 가져오는 능력을 꼽았는데, 이 응답자들 사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82%의 지지를 얻은 반면 클린턴 전 장관은 14%에 그쳤다고 했다. 실리자 에디터는 “무엇이 바뀌었냐”고 지적했다.
2016년 트럼프 캠프의 선대본부장이었던 켈리엔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클린턴 전 장관의 재출마설에 “신이시여, 제발, 네(Dear God, please, yes)”라고 트위터에 적었다. ‘트럼프-클린턴’ 리턴 매치가 이뤄지면 또 쉽게 이길 수 있다고 비꼰 것이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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