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1.14 11:20
수정 : 2018.11.14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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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사일 기지에 관한 <뉴욕 타임스> 보도를 비판한 레온 시걸의 ‘38노스’ 기고.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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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언 시걸 사회과학위원회 국장 신랄 비판
38노스 기고 “극단적 과장은 독자에 해 끼쳐”
“CSIS는 ‘북한이 속임수 쓴다’고 한 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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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사일 기지에 관한 <뉴욕 타임스> 보도를 비판한 레온 시걸의 ‘38노스’ 기고.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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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북한 미사일 기지 관련 보고서 내용을 <뉴욕 타임스>가 지나치게 과장해 보도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리언 시걸 미국 사회과학연구위원회 동북아안보협력국장은 13일(현지시각) 북한 전문 사이트인 ‘38노스’에 ‘북한 미사일에 관한 <뉴욕 타임스>의 사실 오도 기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 매체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시걸 국장은 “북한이 16개의 숨겨진 기지에서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진전시키고 있다… 위성사진 이미지들은 북한이 거대한 속임수(great deception)를 쓰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전날 <뉴욕 타임스>의 기사 앞 대목부터 지적했다. 시걸 국장은 이를 “불길한 리드(기사 첫 문장)”라고 규정하고, “건전한 보도를 하지 않고 극단적인 과장법을 사용한 것은 편집자들이 기사를 1면에 배치하도록 설득했겠지만, 독자들에게는 해를 끼친다”고 격하게 비난했다. 그는 “미국과 북한은 아직 북한의 미사일 배치를 억제할 합의를 하지 않았다”며 “워싱턴도 그런 합의를 가능하게 해줄 필요한 상호 조처를 아직 제안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미사일 기지 해체’는 더더구나 합의된 적 없다는 얘기다.
시걸 국장은 “미사일 배치와 생산 유예는 핵분열 물질 생산 중단 이후에 이뤄져야 하며, 북한의 핵·미사일 자산 목록의 완전한 신고에 관한 대화에서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시걸 국장은 같은 보고서를 다룬 <워싱턴 포스트> 보도에 대해서는 “올바른 질문을 던지고 올바른 답을 보도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전날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보고서를 보도하면서 “이 (미사일) 기지들이 북한이 6월 북-미 정상회담 합의를 기만하고 있다는 증거인가? 분석가들은 그 답은 ‘노(no)’라고 말한다-조심해야 할 게 많긴 하지만.”이라고 짚었다.
시걸 국장은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조지프 버뮤데즈와 빅터 차, 리사 콜린스 등은 보고서에서 <뉴욕 타임스>가 보도한 그런 주장(“북한이 거대한 속임수를 쓰고 있다”)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고서가 적시하듯이, 북한 삭간몰 미사일 기지와 15개의 다른 기지는 이미 오랫동안 미국 정보당국의 감시를 받아왔고, 그 중 13개는 버뮤데즈도 관찰해왔다”고 말했다.
시걸 국장은 또 “북한이 탄도미사일 개발을 진전시키고 있다”는 <뉴욕 타임스> 보도와 달리 버뮤데즈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이들 기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1년 12월 권력을 잡은 뒤 단지 작은 기반시설 변화만 관찰됐다”고 적었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이 12개 이상의 미사일 기지에서 재래식 및 핵 탄두 발사를 강화할 수 있는 개선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는 <뉴욕 타임스> 보도에 대해서도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버뮤데즈 등의 보고서는 그런 주장을 뒷받침하지 않는다”고 했다.
시걸 국장은 “사실을 과장하고, 평양의 나쁜 믿음을 미리 비난하고, 성실한 핵외교 노력에 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혜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으면서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억제와 제거에 관한 협상에서 할 일은 아주 많다”고 꼬집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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