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1.16 17:32
수정 : 2018.11.16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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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 지역에 내린 갑작스러운 폭우로 14일 주요 도로가 물바다가 됐다. 이동하던 차량이 물에 잠겼고, 사람들은 보트를 이용해 이동하고 있다. 쿠웨이트시티/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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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번개 동반 기록적 폭우에 도로·공항 물에 잠겨
학교·공항 폐쇄, 국영 석유회사도 가동 중단
전 세계 잇따른 ‘사막 홍수’ 원인은 ‘온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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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 지역에 내린 갑작스러운 폭우로 14일 주요 도로가 물바다가 됐다. 이동하던 차량이 물에 잠겼고, 사람들은 보트를 이용해 이동하고 있다. 쿠웨이트시티/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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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나라’ 쿠웨이트에 며칠 사이 연간 강수량에 육박하는 폭우가 쏟아졌다. 기상 관측 역사상 최악의 폭우로 도로가 물에 잠기고, 국영 석유회사 가동도 중단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15일 쿠웨이트에 기록적인 비가 내려 나라 전체가 큰 혼란을 겪었다고 보도했다. 전날 수도인 쿠웨이트시티에 90㎜의 폭우가 내리는 등 쿠웨이트 기상 관측 역사상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
강풍과 번개를 동반한 기록적 폭우로 활주로가 물에 잠겨 14일 밤 공항이 폐쇄됐다. 도로도 곳곳이 물에 잠겨 14~15일에는 관공서와 학교들도 문을 닫고 국영 석유회사의 업무도 중단됐다. 많은 주택이 침수됐고, 사망자도 1명 발생했다.
쿠웨이트는 열대성 사막 기후라서 통상 우기인 11~2월 사이 몇 차례 비가 내릴 뿐이다. 연평균 강수량은 130㎜가량이고, 11월 평균 강수량은 20㎜다. 그런데 지난 2주간 내린 비의 양이 180㎜에 달한다. 현지인들은 “며칠 동안 계속 폭우가 내리는 건 평생 보기 힘든 광경”이라고 말했다.
쿠웨이트 정부는 수해 복구 및 대책 수립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또 수해 책임을 물어 공공사업부 장관을 비롯해 부처 고위 공무원들을 경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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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라 사막 북서쪽 알제리 아인 세프라 지역이 눈으로 덮혀 있다. 사진 카림 부체타타, 허프포스트코리아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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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에도 중동 국가인 요르단에서 홍수가 발생해 13명이 사망했다. 요르단은 연간 강수량이 90㎜ 안팎인 메마른 땅이다. 요르단 전역의 고속도로와 관광지들이 물에 잠겨 비상사태가 선포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온난화가 ‘사막 홍수’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말한다. 특히 올해는 세계적인 무더위로 대기 중 수증기가 증가했고, 이로 인해 만들어진 비구름이 계절풍을 타고 이동하면서 사막에도 많은 비를 내리게 했다는 것이다. 사막 기후 국가들은 홍수에 대비한 배수 시설이 잘 갖춰지지 않아 폭우 때 피해가 커진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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