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1.21 11:44
수정 : 2018.11.21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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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양 인터폴 총재 권한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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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국무장관, 기자회견 열어 “청렴한 지도자”
러시아 푸틴 측근 프로코프추크 후보에 공개 반대
미 상원의원들 “여우한테 닭장 맡기는 꼴이다”
러 인접국들은 “프로코프추크 되면 인터폴 탈퇴”
오늘 두바이 연차총회에서 멍훙웨이 후임 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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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양 인터폴 총재 권한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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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는 20일(현지시각)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의 새 총재로 한국인인 김종양(57) 부총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김 부총재는 중국 당국의 세무조사를 받으며 사임한 멍훙웨이 전 총재의 권한대행을 수행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인터폴에 속해 있고, 법치를 존중하는 모든 국가와 단체가 청렴한 지도자를 뽑길 권장한다. 우리는 김 부총재가 바로 그런 지도자가 되리라고 믿는다”며 강력한 지지를 표시했다. 개릿 마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도 김 부총재에 대한 “강력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김 부총재는 경남 창원 출신으로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제29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경찰에서 근무했다. 서울 성북경찰서장과 서울경찰청 보안부장, 경기경찰청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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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드르 프로코프추크 부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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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러시아 내무부 소속으로 인터폴의 유럽 담당 부총재인 알렉산드르 프로코프추크가 21일 선거에서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자 미국 등 ‘반러’ 국가들이 ‘러시아인은 안 된다’며 한목소리로 반대를 천명하면서 막판 신경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인터폴은 21일 오전(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리는 제87차 연차총회에서 새 총재를 뽑는다. 이번 선거에서는 김 부총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프로코프추크 부총재가 이파전을 벌이고 있다. 선거에서는 190여개 회원국이 한 표씩을 행사한다.
서구 국가들과 러시아 주변국들은 러시아 정부가 인터폴을 해외로 도피한 푸틴 대통령의 정적들을 압송하거나 그들을 위협하는 수단으로 이용해왔다며 프로코프추크 부총재에 대한 반대 의사를 강하게 표현하고 나섰다. 미국 공화·민주 상원의원들은 20일 발표한 서한에서 프로코프추크가 인터폴을 이끈다는 것은 “여우한테 닭장을 맡기는 꼴”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러시아는 일상적으로 정치적 반대자들과 반체제 인사들, 언론인들을 위협하는 데 인터폴을 이용해 왔다”며 “프로코프추크도 민주주의를 약화시키고 푸틴의 전제적 권력을 강화하기 위한 위협 전략에 직접 연루돼왔다”고 주장했다.
이런 움직임은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러시아 반정부 인사 암살 사건 등으로 경계심이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마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도 트위터 글에서 “러시아 정부는 정치적 반대자들을 위협하기 위해 인터폴의 절차를 남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와 적대 관계에 있는 우크라이나 정부는 프로코프추크가 총재가 된다면 인터폴 회원국 지위를 스스로 보류시키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역시 러시아의 인접국인 리투아니아의 의회는 20일 프로코프추크가 당선된다면 “다른 민주 국가들과 함께 인터폴에서 탈퇴하는 것을 고려하겠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88 대 0으로 통과시켰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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