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1.21 15:58
수정 : 2018.11.21 19:50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지난해 3월 백악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
“사우디는 변함없는 동반자…추가 제재 없다”
“제재는 유가 폭등, 무기 수출 기회 날릴 것”
미 언론 “트럼프, 힐러리·코미 기소 지시 추진”
“권한남용 논란, 대통령 탄핵 추진 가능성에 단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지난해 3월 백악관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살해를 사우디 왕세자가 지시한 것으로 드러나도 양국 관계는 변함없이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를 배후로 가리키는 증거와 정황이 이어지는 상황이지만 사실상 면죄부를 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빈살만 왕세자는 살해 사건에 대해 알고 있었을 수도, 몰랐을 수도 있다”며 “사우디 왕실과 우리는 이란과의 중요한 싸움에서 위대한 동맹이다. 어떤 경우든 우리는 사우디의 변함없는 동반자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자들한테도 “현재로선 (빈살만 왕세자가 배후라는) 결정적 증거가 없다. 가담자들이 이미 강력한 처벌을 받았다. 현 시점에서 사우디를 다시 제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사건 연루자 17명에 대해 입국 금지 등의 제재를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건 초기부터 내세운 ‘미국의 이익’을 다시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사우디와 사이가 나빠지는 끔찍한 실수를 한다면 유가는 로켓처럼 폭등하고 1100억달러 이상의 무기 수출 기회를 날리게 된다”고 했다. 이어 “나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미국을 우선”하는 “아주 간단한 방정식”을 따른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면서도 카슈끄지 살해에 대해서는 강력한 대응을 요구해온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잔혹한 범죄를 모르는 척하는 것은 국가 안보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며 사우디에 대한 엄한 제재를 다시 요구했다.
한편 <뉴욕 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초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기소를 법무부에 지시하는 것을 검토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백악관 법률고문 도널드 맥갠을 통해 이를 추진했으나, 맥갠은 자신은 그런 지시를 할 권한이 없다며 반대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맥갠은 트럼프 대통령을 만류하기 위해 부하들에게 법률 검토 문서 작성을 지시했으며, 문서에는 두 사람에 대한 수사·기소 지시는 권한 남용 시비뿐 아니라 대통령 탄핵 움직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