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1.21 16:50
수정 : 2018.11.21 20:20
|
김종양 인터폴 총재 권한대행.
|
경기경찰청장 출신…전임 총재 ‘유고’로 인터폴 수장 대행
인터폴 총재 선거에서 러시아 후보 누르고 당선
폼페이오 국무장관, 기자회견 열어 “청렴한 지도자”
러시아 푸틴 측근 프로코프추크 후보에 공개 반대
|
김종양 인터폴 총재 권한대행.
|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의 새 총재로 김종양(57) 현 총재 권한대행이 선출됐다. 김 총재 권한대행은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인터폴 수장이 된다.
인터폴은 21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제87차 연차총회를 열어 김 권한대행을 새 총재로 선출했다. 선거에서는 194개 회원국이 한 표씩을 행사했다. 김 권한대행은 부총재를 맡다가 멍훙웨이 전 총재가 지난달 중국 당국의 세무조사를 받으면서 사임하자 총재 권한대행이 됐다.
김 권한대행은 경남 창원 출신으로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제29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경찰에서 근무했다. 서울 성북경찰서장과 서울경찰청 보안부장, 경기경찰청장 등을 지냈다.
이번 선거에서는 김 권한대행과, 러시아 내무부 소속인 알렉산드르 프로코프추크 인터폴 부총재가 이파전을 벌였다. 애초 프로코프추크 부총재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일각에서 나왔다. 그러나 서구 국가들을 중심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그가 인터폴을 이끄는 것은 곤란하다는 여론이 일었다. 러시아 정부가 인터폴을 정적의 송환이나 반체제 인사 압박에 악용하고 있으며, 영국 등지에서 발생한 러시아인에 대한 테러에 러시아 정부가 개입됐다는 의혹이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20일 김 권한대행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법치를 존중하는 모든 국가와 단체가 청렴한 지도자를 뽑길 권장한다. 우리는 김 부총재가 바로 그런 지도자가 되리라고 믿는다”며 강력한 지지를 표시했다. 개릿 마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도 김 권한대행을 “강력히 지지”한다며 “러시아 정부는 정치적 반대자들을 위협하기 위해 인터폴의 절차를 남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공화·민주 상원의원들은 20일 발표한 서한에서 프로코프추크가 인터폴을 이끈다는 것은 “여우한테 닭장을 맡기는 꼴”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프로코프추크는 민주주의를 약화시키고 푸틴의 전제적 권력을 강화하기 위한 위협 전략에 직접 연루돼왔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와 적대 관계에 있는 주변국인 우크라이나나 리투아니아도 프로코프추크가 인터폴 수장이 된다면 탈퇴까지 고려하겠다며 반발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