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1.27 16:56
수정 : 2018.11.27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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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럴 모터스(GM)가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밝힌 26일, 내년에 폐쇄 예정이라고 발표된 캐나다 오샤와의 지엠 공장 노동자들이 노조 집회에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오샤와/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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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전세계 7곳 공장 폐쇄 및 대규모 인력 감축안 발표
60억달러 비용 줄이고 전기차·자율주행차 투자 강화
트럼프 대통령 만들어준 오하이오·미시간주 공장 포함
트럼프, “좋지 않아…오하이오에 새 공장 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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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럴 모터스(GM)가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밝힌 26일, 내년에 폐쇄 예정이라고 발표된 캐나다 오샤와의 지엠 공장 노동자들이 노조 집회에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오샤와/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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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북미 5곳 등 전세계에서 7곳의 공장을 폐쇄하고 인력을 감축하는 구조조정안을 26일(현지시각) 발표했다. 2009년 파산 위기 이후 최대 규모의 구조조정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표밭인 ‘러스트 벨트’ 공장들이 폐쇄 대상에 포함돼, 2020년 재선을 노리는 그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지엠은 오하이오주 로즈타운과 미시간주 디트로이트-햄트래믹,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샤와의 조립공장들을 내년에 가동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미시간주 워런과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변속기 공장도 내년에 가동이 중단된다. 이들 공장에서 생산해온 쉐보레 임팔라, 크루즈, 볼트, 그리고 캐딜락 시티6, 뷰익 라크로스 등 판매 실적이 낮은 모델의 생산도 내년에 중단된다. 아울러 지엠은 이름을 공개하지 않은 채 북미 지역 외의 2개 해외 공장을 내년 말까지 폐쇄한다고 밝혔다. 지엠은 올해 한국 군산 공장을 폐쇄했다.
지엠은 이번 구조조정으로 북미 지역 사무직·생산직 직원이 최대 1만4800명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간부급도 25% 감축한다. 지엠은 2017년 말 기준으로 미국 10만3천명 등 전세계에 걸쳐 18만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지난 10월에도 1만8천명에게 명예퇴직을 제안한 바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전했다.
지엠은 구조조정으로 내년 말까지 약 60억달러(약 6조7700억원)를 절감하고,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투자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메리 배라 최고경영자는 “우리는 매우 도전적인 환경에 앞서 우리 회사와 경제가 버틸 수 있을 정도로 강할 때 이 같은 조처를 취한다”고 밝혔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엠과 포드가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로 원자재 가격 상승의 타격을 입었다고 짚었다. 그러나 지엠의 배라 최고경영자는 구조조정과 미-중 무역전쟁이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메이드 인 아메리카’를 외치며 제조업 부흥을 약속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특히 공장 폐쇄 대상이 된 오하이오주와 미시간주는 2012년 대선 때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후보를 지지했지만 2016년에는 그를 밀어준 곳이다. 오대호 주변의 쇠락한 제조업 지역을 뜻하는 ‘러스트 벨트’의 상당 부분이 11·6 중간선거 때 트럼프 대통령에게 등을 돌린 데 이어 추가 악재가 터진 것이다. <워싱턴 이그재미너>는 “2020년 대선 캠페인으로 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잠재적으로 나쁜 뉴스”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이 지엠의 계획에 대해 묻자 “좋지 않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전날 배라 최고경영자와 대화한 사실을 언급하며 “그에게 매우 거칠게 말했다. 오하이오로 돌아오는 게 좋다”며 “(해당 지역구) 상원의원 등 여러 압박 수단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월스트리트 저널> 인터뷰에서는 “나는 오하이오를 사랑한다. 지엠은 중국 내 자동차 생산을 중단하고 빨리 오하이오에 공장을 여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하이오주 로즈타운이 지역구인 팀 라이언 민주당 하원의원은 트위터에 “트럼프는 대규모 기업 감세가 우리 지역에 극적인 재투자를 가져올 것이라고 했으나, 그건 분명히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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