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1.29 14:32
수정 : 2018.11.29 21:40
|
수입차에 고율 관세, 이른바 ‘치킨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트위터 화면 갈무리
|
수입 소형트럭에 부과중인 25% 관세, 수입차 전반으로 확대 검토
“치킨세 수입차에 적용하면 지엠이 미국서 공장 문 안 닫아도 돼”
한국·일본·유럽 등 자동차 수출국에 불똥 튈 우려
|
수입차에 고율 관세, 이른바 ‘치킨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트위터 화면 갈무리
|
미국 최대 자동차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지엠)의 구조조정 계획에 분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각) 수입차에 25%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수입 소형트럭에 부과하고 있는 일명 ‘치킨세’를 승용차 등으로 확대 적용하면 지엠이 미국 내 공장을 폐쇄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미국의 소형트럭 사업이 이렇게 인기 있는 이유는 수년 동안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소형트럭에 25%의 관세가 붙었기 때문”이라며 “그것은 치킨세(chicken tax)라고 불린다”고 말했다. 치킨세는 미국이 프랑스와 서독이 미국산 닭에 관세를 부과한 데 대한 대응으로 1964년부터 수입 소형트럭에 부과한 25%의 관세를 말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우리가 그것(치킨세)을 수입차에 적용하면 더 많은 차가 이곳에서 만들어질 것이고, 지엠이 오하이오, 미시간, 메릴랜드의 공장들을 닫지 않을 것”이라며 의회를 향해서도 “현명하게 대처하라(Be smart)”고 협조를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에게 자동차를 보내는 나라들은 수십년 동안 미국을 이용해왔다.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며 “지엠 사건 때문에 지금 그것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지엠이 북미 5개 등 국내외 자동차 생산공장 7곳 가동을 중단하고 1만4800명의 인력을 줄이는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자, “매우 실망스럽다”고 격분하며 “지엠에 대한 보조금 삭감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꺼내든 ‘치킨세’ 카드는 한국이나 일본, 유럽 등 자동차 수출국들에 불똥을 튀길 수 있어 주목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엠의 구조조정 계획 발표 전부터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수입차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거나 25%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미 상무부는 수입차 관세 부과에 대한 보고서 초안을 이달 중순 제출하고 이를 보완하고 있었다. 보고서가 최종적으로 완성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 여부를 결정한다. 한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때 자동차 부문에서 미국 요구를 수용한 만큼 232조 적용에서 제외할 것을 미국에 요구하고 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