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8.12.10 22:45 수정 : 2018.12.10 23:05

데이비드 강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 교수가 7일(현지시각) 워싱턴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한겨레’ 인터뷰]
“북한은 미사일·핵실험 중단·풍계리 폭파 조처
미국이 한 건 한-미 연합군사훈련 유예뿐…
김정은 위원장이 내부 강경파에게 보여줄 게 필요
인도적 지원 재개, 여행금지 해제, 개성공단 제재 면제 가능”

“김 위원장 답방과 2차 북-미 정상회담 순서는 큰 문제 아냐”

데이비드 강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 교수가 7일(현지시각) 워싱턴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데이비드 강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교수(한국학연구소장)는 북-미 대화와 관련해 “북한이 아니라 미국이 양보할 때”라며 “미국은 북한을 만날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상징적인 뭐라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8월 <뉴욕 타임스>에 같은 취지의 기고를 실은 강 교수는 “그 뒤로 지루할 정도로 상황이 변한 게 없다”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행동을 촉구했다. 행사 참석차 워싱턴을 방문한 그를 7일(현지시각)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사무실에서 만났다.

―첫 북-미 정상회담을 한 지 6개월이 돼간다. 고위급 회담이 열리지 않는 등 대화가 교착된 모습이다.

“핵심은 미국이 테이블에 무엇을 올리느냐다. 북한은 미사일·핵실험 중단 선언,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미군 유해 반환 등의 조처를 했다. 반면 미국은 한-미 연합군사훈련 유예가 전부다. 미국은 북한을 만날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상징적일지언정 뭔가를 해야 한다.”

―미국이 북한에 내줄 조처가 무엇이 있을까?

“종전선언도 있겠지만, 미국이 굴복하지 않으면서도 할 수 있는 게 많다. 미국은 대북 인도적 지원을 제한하는데, 그걸 푸는 게 좋은 방안이다. 북한 여행 금지령을 풀 수도 있고, 개성공단 가동에 필요한 제재 면제도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조처를 할 준비가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참모라면 ‘북한에 줄 뭔가가 있어야 한다’고 말하겠다.” ―북한이 고위급 회담에 안 나오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가 뭐라고 보나?

“올해 진행된 속도가 엄청 빨랐다. 북한은 남북 정상회담을 세차례 했고, 미국과도 한번 했다. 지금쯤 스스로 어디에 와 있는지 살펴볼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을 강하게 장악하고 있지만 내부에서도 향후 대응을 놓고 토론이 있을 것이다. 김 위원장으로서는 국내 정치적으로 모두 한배를 타도록 해야 한다. 내부 강경파들에게 ‘봐라, 이렇게 서로 한걸음씩 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소재를 미국이 김 위원장에게 줘야 한다.”

―김 위원장이 핵을 포기할 의사가 있다고 보나?

“아니다. 하지만 아래로 걸어 내려갈 의지가 있다고 본다. 미국이 주장하는 ‘완전하고 최종적으로 검증된 비핵화’(FFVD)는 현실화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 북한이 국제 사찰단을 불러들여서 모든 책상 서랍(시설들) 다 열어보게 해도 사람들은 ‘어딘가 더 숨겼을 것’이라며 안 믿으려 할 거다. 반대로, 북한도 다시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는 연구진이 있다. 하지만 비핵화의 길을 걸어 내려오다 보면 북한은 더 개방되고 자유롭고 풍요로운 나라가 되고, 세계와 안정적 관계를 맺게 될 것이다.”

―김 위원장에게 조언을 한다면?

“영변 핵시설 폐기에 국제 사찰단을 불러들이고, 핵시설들 가운데 일부 목록을 공개했으면 한다.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이런 조처를 하고 미국이 상응 조처들을 내놨으면 한다.”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여부가 관심사다.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을 자주 만날수록 서로 깊이 관여하게 되므로, 어떤 형태의 ‘셔틀 외교’든 좋다.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김 위원장 서울 답방의 순서는 큰 문제가 아니다.”

워싱턴/글·사진 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