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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12.17 11:40 수정 : 2018.12.17 20:58

15일(현지시각) 밤 방영된 미국 <엔비시>(NBC)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의 한 장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 앨릭 볼드윈 연기)이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로버트 드니로)를 만난 장면. 엔비시 화면 갈무리

15일 ‘이 멋진 트럼프’ 풍자극 방송
힐러리가 당선된 세상으로 안내
알렉 볼드윈·로버트 드니로 출연

트럼프, 트위터에 비난글 올려
“편향된 보도…법정에서 가려야”

‘러시아 스캔들 수사’ 설문조사서
응답자 62% “트럼프 부정직해”

15일(현지시각) 밤 방영된 미국 <엔비시>(NBC)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의 한 장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 앨릭 볼드윈 연기)이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로버트 드니로)를 만난 장면. 엔비시 화면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엔비시>(NBC)의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 또 분통을 터뜨렸다. 둘의 사이는 이 프로그램이 배우 앨릭 볼드윈을 트럼프 대통령으로 분장시켜 풍자하기 시작한 2016년 대선 때부터 안 좋았는데, 이번엔 아예 ‘트럼프 대통령 없는 세상’이 웃음 소재로 등장했다.

지난 15일(현지시각) 밤 이 프로그램은 ‘이 멋진 트럼프’(It’s a Wonderful Trump)라는 제목의 풍자극을 내보냈다. 러시아 스캔들 수사 등 악재에 시달리는 트럼프 대통령(앨릭 볼드윈)이 “가끔 대통령이 아니었으면 싶다”고 말하자 수호천사가 나타나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대통령에 당선된 세상으로 그를 데려간다. 그곳에서 세라 샌더스 현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을 “미스터 트럼프”라고 부르며 “(백악관에 들어가지 않고) 페이스북 등에서 일하면서 돈 많이 벌고 있다. 고맙다”고 말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멜라니아와 이혼하고 쇼케이스 모델과 재혼한 것으로 그려지고, 트럼프 ‘해결사’였다가 검찰 수사에 협조하고 있는 마이클 코언 변호사는 “내가 한 모든 것은 당신 지시대로였다. 당신은 내 최고의 친구”고 말한다. 브렛 캐버너(맷 데이먼) 대법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법관”이라고 부르자 “내 성깔에 무슨 대법관이 됐겠냐”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매일 다른 종류의 맥주가 적힌 달력을 선물한다. 마지막에는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중인 로버트 뮬러(로버트 드니로) 특검이 다가온다. 그가 주머니에서 뭔가 꺼내서 트럼프 대통령에 건네자 트럼프 대통령은 “소환장이나 최종 수사 보고서냐”고 한다. 이에 뮬러 특검은 “내 손자 사진”이라며 “반역죄 저지른 멍청이를 수사할 일이 없어서 손자하고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한다. ‘트럼프 대통령’ 없는 세상에서 모두가 지금보다 행복하다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되뇌면서 극은 끝난다.

자신을 풍자한 <엔비시>(NBC)의 코미디 프로그램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를 비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6일 트위터 글. 화면 갈무리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이 방송 이튿날인 16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진짜 스캔들은 엔비시 같은 방송과 에스엔엘 같은 민주당 스핀머신(여론조작 기구)들 편향된 보도”라며 발끈했다. 그는 “그것은 순전히 불공정한 뉴스 보도이고 민주당 광고일 뿐”이라며 “법정에서 가려져야 한다. 합법일까? 오직 명예훼손과 헐뜯기! 공모?”라고 적었다. 자신에 대한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의 풍자가 법적 심판이 필요한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때인 2016년 10월에도 볼드윈을 두고 트위터에 “지루하고 재미없는 쇼에서 은퇴할 때가 됐다. 앨릭 볼드윈의 묘사는 악취가 풍긴다”고 비꼬았다. 그는 올해 3월에도 “죽어가던 경력에 에스엔엘에서 형편없이 내 흉내를 내면서 구조된 앨릭 볼드윈이 이제 내 연기를 하는 게 괴롭다고 한다”며 “그걸 억지로 봐야 하는 사람들이 괴롭다”고 적었다. 볼드윈은 지난해 9월 트럼프 풍자 연기로 에미상 코미디 부문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요일인 16일 에스엔엘 비난 외에도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관한 분노의 글을 여러건 올렸다. 그는 “마이클 코언은 마녀사냥이 불법적으로 시작되기 전까지는 생각할 수 없었고 들어보지도 못한 무언가를 연방수사국(FBI)이 한 뒤에 ‘쥐새끼’(Rat)가 됐다는 걸 기억하라”며 “그들은 변호사 사무실에 침입했다. 그들은 왜 서버를 확보하기 위해 민주당 전국위(DNC)나 사기꾼의 사무실에는 가지 않았나”라고 적었다. 또 “내가 당선되기 훨씬 전에 ‘보험 정책’으로 시작된 러시아 마녀사냥이라는 사기는 우리나라에 매우 나쁘다”며 “(러시아와 트럼프 캠프의) 공모와는 아무 관련 없다”고 적었다.

하지만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미국인들에게 잘 먹혀들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엔비시>와 <월스트리트 저널>이 지난 9~12일 미국 성인 9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6일 발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62%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서 “정직하지 않다”고 답변했다. 8월 조사 때의 56%보다 6%포인트 오른 수치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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