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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12.26 14:07 수정 : 2018.12.26 20:55

미국 세관국경보호국 시설에 구금됐다가 이달 8일 숨진 과테말라 소녀 재클린 칼 매퀸(7)의 장례식이 크리스마스인 25일 그의 고향인 과테말라 산안토니오 세코르테즈에서 열린 가운데, 참석한 주민이 소녀의 사진을 들고 있다. 산안토니오 세코르테즈/로이터 연합뉴스

18일 미국 도착해 뉴멕시코주 수용시설 머물러
메스꺼움·구토 호소하다 성탄절 자정 직후 숨져
지난 8일 과테말라 7살 소녀 사망 이어 두번째
“수용시설은 아이가 가선 안 되는 춥고 취약한 곳”

트럼프 “국경장벽 없으면 정부 업무정지 계속”

미국 세관국경보호국 시설에 구금됐다가 이달 8일 숨진 과테말라 소녀 재클린 칼 매퀸(7)의 장례식이 크리스마스인 25일 그의 고향인 과테말라 산안토니오 세코르테즈에서 열린 가운데, 참석한 주민이 소녀의 사진을 들고 있다. 산안토니오 세코르테즈/로이터 연합뉴스
멕시코 국경을 넘었다가 발각돼 미국 시설에 수용된 과테말라 출신 8살 소년이 성탄절인 25일 세상을 떠났다. 이달 8일 같은 나라 출신인 7살 소녀가 구금돼 있다가 숨진 지 17일 만에 같은 비극이 되풀이된 것이다. 정확한 사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불법 이민자 수용시설의 취약한 현실이 부각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반이민 정책도 함께 도마에 올랐다.

국경 지대에서 수용돼 있던 이 소년은 24일 질병 징후를 보여 아버지와 함께 뉴멕시코주 앨라마고도의 의료시설로 옮겨져 감기와 고열 진단을 받았다. 소년은 90분간 병원에 더 머문 뒤 항생제와 진통·해열제 처방을 받고 퇴원했다. 하지만 밤에 메스꺼움과 구토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다시 옮겨졌다가 자정을 막 넘긴 성탄절 새벽에 숨졌다.

과테말라 외교부는 이들 부자가 국경을 넘어 18일 미국 텍사스주 엘파소에 도착했으며, 23일 뉴멕시코주 앨라모고도의 세관국경보호국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앞서 과테말라 출신 7살 소녀 재클린 칼 매퀸이 아버지와 뉴멕시코주 쪽 국경을 넘다가 세관국경보호국에 구금된 이후 8일 탈수와 쇼크 증세로 숨졌다.

비보가 잇따르자, 미국 언론은 불법 이민자 수용시설의 문제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 시설들은 가족 단위가 아닌 성인들을 임시 구금하기 위해 1980~90년대에 만들어졌으며, 어린이들은 이곳에서 최장 72시간만 머물게 돼 있다. 텍사스주 국경 지역의 소아과 의사 마르샤 그리핀은 “이 시설들은 건강한 아이라도 가선 안 된다. 그곳은 춥고, 인플루엔자와 탈수 현상에 취약하다”고 <뉴욕 타임스>에 말했다. 뉴멕시코주의 톰 유돌 상원의원(민주당)은 “세상 많은 이들이 가족,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있는 크리스마스에 매우 충격적인 소식”이라며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국경장벽 예산이 확보되지 않으면 연방정부 일부 셧다운(업무정지)은 계속될 것이라며 강경한 반이민 태도를 고수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나는 정부가 언제 다시 열릴지 말할 수 없지만, 우리가 장벽을 가질 때까지 열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말할 수 있다”고 했다. 내년도 예산안에 국경장벽 건설비 50억달러(약 5조6천억원)를 반영하라는 자신과 이에 반대하는 민주당이 충돌하면서 22일부터 시작된 셧다운이 연말을 넘겨 장기화하는 것을 개의치 않겠다는 것이다. 내년 1월3일부터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이 되는 데 대해서도 “아마 대통령 괴롭히기가 있겠지만, 우리는 그것을 다루는 법을 안다”고 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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