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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12.28 14:09 수정 : 2018.12.28 22:4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가 26일 이라크의 알아사드 공군기지를 방문해 미군 장병과 함께 ‘셀카’를 찍고 있다. 바그다드/로이터 연합뉴스

기밀사항인 네이비실 부대원 얼굴까지 영상 공개
장병들에게는 “10% 월급 인상” 사실과 다른 얘기
전임 대통령들과 달리 장병들에게 민주당 비난 연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가 26일 이라크의 알아사드 공군기지를 방문해 미군 장병과 함께 ‘셀카’를 찍고 있다. 바그다드/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난 26일 이라크 미군부대 깜짝 방문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병력배치 관련 기밀사항을 여과 없이 영상으로 공개했고, 장병들 봉급 인상에 대해서도 사실과 맞지 않는 얘기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라크 방문 직후 귀국길에 트위터에 관련 영상을 올렸는데, 여기에는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 대원들과 함께 사진을 찍는 장면이 포함됐다. 특수부대원들의 신상은 군사기밀에 해당하는데, 이 영상에서 네이비실 대원들의 얼굴이 그대로 공개됐다.

<뉴스위크>는 “군 통수권자(대통령)가 기밀을 해제할 수는 있지만, 흔히 특수부대는 작전지에 배치됐을 때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특수부대 임무의 특수성상 공식 사진이나 영상을 올릴 때는 얼굴을 흐릿하게 처리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전했다. 전·현직 국방부 당국자는 “어떤 부대가 어디에 배치돼 있는지는 언제나 기밀사항이며 (이를 공개하는 것은) 작전보안 위반”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극비 방문’ 동선이 민간인들에게 포착된 점도 화제가 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크리스마스인 25일 밤늦게 백악관을 빠져나온 뒤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에어포스원에 올라 11시간을 날아 이라크 알아사드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모든 창을 닫고 어떤 빛도 없는 칠흑 같은 어둠, 여러 비행기를 타봤지만 이런 건 처음이었다”며 보안과 안전에 신경썼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항공기 애호가들은 에어포스원이 영국 요크셔 상공을 날아가는 사진들을 사진 공유 사이트인 플리커에 올리며 이동경로를 실시간 중계하다시피 했다. 이 사진을 찍은 앨런 멜로이는 27일 <시엔엔>(CNN)에 “보통 여객기가 아니라 (두대뿐인) VC-25(미국 대통령 전용기) 중 하나라는 걸 알았다”며 “거기 누가 타고 있는지는 몰랐지만, 매우 중요한 누군가일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하루에도 많게는 10여건의 글을 트위터에 올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라크 도착 전 약 20시간 동안 트위터에서 침묵한 점과, 백악관이 26일의 대통령 공식일정을 공개하지 않은 점도 트럼프 대통령의 행방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라크에서 미군 부대원에게 연설하면서 사실과 다른 주장을 펴기도 했다. 그는 “여러분은 최근에 봉급이 많이 올랐다”며, 지난 10년 넘게 안 오른 봉급을 자신이 10% 올려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워싱턴 포스트>는 “부대원들은 매년 봉급이 인상돼왔고, 올해는 10%가 아닌 2.6% 인상됐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잘못 말했다고 지적했다. 현장에 있던 한 기자는 백악관 출입기자단과 공유한 메모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월급 오른 사람은 손을 들어보라고 했을 때 손 든 사람이 많지 않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병들을 만나 정치적 발언과 행보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장병들에게 한 연설에서 민주당이 미국-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에 협조하지 않아 연방정부 일부 셧다운(업무정지)이 벌어졌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분들은 외국에서 국경을 위해 싸우는데 민주당은 그러려고 하질 않는다”고 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홀리데이에 군부대를 방문할 때 전통적으로 정치는 뒤로 남겨놨던 대통령들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적 발언을 꺼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병들에게 사인을 해주기도 했는데, 장병들이 가져온 모자나 패치(덧대는 헝겊)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나 ‘트럼프 2020’ 등이 적혀 있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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