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2.30 09:12
수정 : 2018.12.30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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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한 사실을 알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9일 트위터 글.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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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미-중 수교 40주년’ 앞두고 통화
트럼프 “무역협상 합의된다면 매우 포괄적일 것”
시진핑 “서로 양보 통해 가급적 일찍 합의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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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한 사실을 알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9일 트위터 글.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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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9일(미국 시각) 전화통화를 하고, 현재 진행중인 두 나라의 무역 협상과 관련해 긍정적인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 ‘3개월 휴전’이 끝나는 3월 초까지 미-중이 서로 만족할 만한 합의에 이를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에 글을 올려 시 주석과 통화한 사실을 공개하고 무역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방금 중국의 시 주석과 길고도 매우 좋은 통화를 했다”며 “협상은 아주 잘 진행되고 있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합의가 이뤄진다면 그것은 모든 주제와 분야, 쟁점들을 망라하는 매우 포괄적인 것이 될 것”이라며 “큰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지난 1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아르헨티나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추가 관세 부과 방침을 유예하고 90일간 협상을 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정상회담 이후 두 정상이 직접 접촉한 게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통화는 미-중 수교 40주년인 새해를 앞두고 인사를 겸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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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 둘째)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 둘째)이 12월1일(현지시각)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팔라시오 두아우 파크 하이엇 호텔에서 미-중 무역전쟁 개시 뒤 첫 양자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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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 또한 이날 통화에서 우호적 메시지를 전했다고 중국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인들에게 신년 인사를 전하면서 “미-중 관계의 안정적 진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중국과 미국은 지난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무역전쟁 휴전의 내용들을 이행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양국 협상팀이 가급적 이른 시기에 만나 서로 양보를 통해 두 나라와 세계에 이익이 되는 합의에 이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미-중 경제 관계가 “중요한 단계”에 있다며, “중국은 미-중 양자관계 발전을 중요하게 여기고, 협력적이고 건설적인 양자관계 발전을 위한 미국의 의지에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경제와 통상, 군사, 사법, 마약퇴치, 문화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다만 시 주석이 “서로 양보”와 “안정적 진전”을 언급한 것으로 볼 때, 미국의 모든 요구를 전적으로 수용할 수는 없다는 뜻을 전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은 중국에 미국산 제품 수입량 대폭 인상 외에도 △강제 기술 이전 △지식재산권 보호 △비관세 장벽 △사이버 침입·절도 △서비스·농업 분야 등에 걸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1일 미-중 정상이 3개월 휴전에 합의한 뒤로, 그 전까지 치솟던 양쪽의 긴장은 일단 가라앉은 상태다. 미국은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 부과 위협을 거둬들였으며, 중국은 미국산 콩에 이어 28일에는 쌀 수입을 시작했다. 미-중의 무역협상단은 1월 둘째주에 베이징에서 협상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최근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통화에서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국제적·지역 주요 이슈에 대한 소통 및 협력을 유지하면서, 서로의 중요한 이익을 존중하고, 협력·조율·안정에 기초해 양국 관계를 증진하는 동시에 양국 국민과 전 세계인의 더 나은 이익을 위해 양자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새해 1~2월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에 미-중이 공조하자는 원칙을 공유한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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