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1.04 15:00
수정 : 2019.01.04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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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엥걸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 내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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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장악 하원 3일 출범…대북정책도 트럼프 견제 의지
공화당 수성 상원 외교·군사위원장은 친트럼프 의원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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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엥걸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 내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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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원 외교위원장 내정자인 엘리엇 엥걸 의원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에 비핵화 의지가 부족하다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불러 비핵화 진척 부족을 따지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다수당 지위를 탈환하며 3일(현지시각) 출범한 미국 하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협상에 대해 깐깐하게 나올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워싱턴 포스트>의 보수 성향 칼럼니스트 제니퍼 루빈은 2일 글에서 엥걸 의원의 발언을 소개했다. 루빈은 엥걸 의원이 자신에게 “북한 관련 진전에 관한 행정부의 쾌활한 레토릭(수사)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비핵화에 전념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적어도 트럼프 행정부가 제시해온 조건에서는 비핵화에 전념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엥걸 의원은 “폼페이오 장관이 올해 초 외교위원회에 나와 증언하겠다고 내게 말했다”, “우리 위원회는 북한과 관련한 명백한 진전 부족에 대해 듣기를 분명히 원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 “위원회 멤버들은 현행 제재 법에 변화를 주려고 하는 경우를 비롯해, 의회가 이 과정에 관여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고자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엥걸 의원은 지난해 6월 북-미 정상회담 직전에 핵·미사일 프로그램 폐기와 검증 기준을 설정하는 ‘북핵 기준법’ 발의를 주도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견제해왔다. 지난해 11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북-미 협상에 대해 의회에 정기적으로 보고하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청문회 등 감독 기능을 활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정책을 적극 견제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대북정책에서 ‘반트럼프’ 일변도로만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상원 외교위 민주당 간사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비판해온 밥 메넨데스 의원은 3일 “북한 인권과 비핵화를 꼭 묶어서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고, 그를 만난 김동석 재미한인유권자연대 대표가 <한겨레>에 전했다. 인권 문제 때문에 비핵화 협상이 방해받아선 안 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의원들을 접촉해보니 대체로 김 위원장 신년사에 비핵화 의지가 부족하다고 보면서도 협상을 잘해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편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의 외교위원장은 정계를 은퇴한 밥 코커 위원장의 바통을 제임스 리시 의원이 넘겨받았다. 리시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적극 지지해왔다. 별세한 존 매케인 전 위원장의 후임 상원 군사위원장도 친트럼프 성향의 제임스 인호프 의원으로 정해졌다. 하원 군사위원장은 민주당의 애덤 스미스 의원이 맡는다. 그는 외교를 통한 북핵 해결을 강조해왔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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