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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0년 이후엔 북극빙하 사라져
지구 온난화로 인해 더워지는 지구를 계속 방치하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지구 온도가 1℃ 오르면 지구 생태계가 위협을 받게 되고, 2℃ 상승하면 연어와 송어가 살 수 없게 되고, 3℃ 오르게 되면 지구에 사는 생명체들은 심각한 생존 위협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이 앞으로 우리 생활에 미칠 단계별 영향을 예고하는 보고서가 나왔다. 독일의 기후 변화 연구기관인 포츠담 연구소 빌 헤어 박사는 영국 엑시터에 있는 기상청 본부에서 열린 ‘기후 변화에 관한 국제 회의’ 이틀째인 2일, 지구 온난화가 유럽 산악지대에서 아마존 우림이나 열대 산호초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미칠 피해를 예측한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3일 보도했다. 이 회의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의장을 맡은 올해 주요8개국(G8) 정상회의가 기후 변화 문제를 주요 의제로 다루도록 촉구하기 위해 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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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 박사는 이 보고서에서 지구 온도가 산업혁명 때를 기준으로 1℃, 2℃, 3℃ 오를 때마다 각각 예상되는 ‘시간표’별 피해를 예고해 시급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현재 지구 온도는 1750년 산업혁명 이전보다 0.7℃ 오른 상태다. 지구 온도가 1℃ 상승할 것으로 보이는 약 25년 뒤, 오스트레일리아 토착 식물들을 비롯한 열대 고원의 숲, 남아프리카 건조지대에 사는 식물 등 특별한 환경의 생태계가 위협받기 시작한다. 개발도상국 일부는 식량생산이 줄고 물 부족 문제가 심각해지며, 국내총생산이 감소하게 된다고 헤어 박사는 밝혔다. 헤어 박사는 2℃ 오르는 2050년대 무렵이면 더 심각한 상황이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극 빙하가 많이 녹아 북극곰과 해마가 생존에 위협을 받게 된다. 열대 산호초들이 하얗게 죽어가는 백화현상이 더 자주 일어나고, 지중해 지역은 잦은 산불과 극심한 병충해에 시달리게 된다는 것이다. 또 미국의 강물 온도가 높아져 송어나 연어가 살 수 없게 될 것이고, 8천종 이상의 토종 꽃들이 자라는 남아프리카 핀보스 지역은 점점 볼 수 있는 꽃의 종류가 줄어들고 중국의 넓은 숲도 죽기 시작한다. 헤어 박사는 더 많은 사람들이 기아로 허덕이고, 15억명 이상이 물 부족에 직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헤어 박사는 3℃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2070년이면 지구에 사는 생명체들의 생존이 심각한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는 충격적인 미래상을 예고했다. 아마존 우림은 복원될 수 없을 만큼 파괴되고 산호초 백화현상도 광범위하게 퍼지게 된다. 유럽,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고산지대 식물은 완전히 사라지고, 남아프리카 건조지대 식물이나 핀보스 꽃들도 거의 사라지고, 중국 숲도 심각한 손실을 입게 된다. 먹을 게 없어 굶주리는 사람들 수가 급속도로 늘게 되며, 55억명이 곡물 생산에 큰 손실을 입는 지역에 살게 되고, 지구상의 30억명 이상이 물 부족을 겪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2070년 이후, 3℃ 이상으로 지구 온도가 오르게 될 경우, 헤어 박사의 경고는 ‘묵시록’에 가깝다. 북극 빙하와 함께 북극곰, 해마가 사라지고, 북극 여우나 늑대 등 육식동물도 먹이가 80% 가량 사라져 멸종 위험에 처하게 되면 인류의 생존까지도 위협받게 된다는 것이다. 윤진 기자 mind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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