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1.11 16:17
수정 : 2019.01.11 20:25
|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으로 일시 해고된 정부 고용 노동자들이 10일 연방의회 의사당 앞에서 셧다운 중지를 요구하는 항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
“비상사태 선포할 절대적 권한 있어
국경장벽 타협 안 되면 선포할 것”
22~25일 다보스포럼 참석도 취소
WP “정부, 재해구호예산 전용 검토”
펠로시 “의회 권력 찬탈…공화당에 답해야”
이번 주말 셧다운 22일째 역대 최장 기록
|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으로 일시 해고된 정부 고용 노동자들이 10일 연방의회 의사당 앞에서 셧다운 중지를 요구하는 항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
국경장벽 예산 대결로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부 업무정지)이 역대 최장 기록을 향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 선포’ 카드를 좀더 구체화하며 공세를 키웠다. 오는 22~25일로 예정된 스위스 다보스포럼 참석 일정도 취소하며 배수진을 쳤다. 지난달 22일 시작된 셧다운은 주말인 12일이면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의 최장 기록(21일간)을 넘어선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각) 멕시코 접경 지역인 텍사스주 매캘런 방문길에 기자들에게 “나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절대적 권한을 갖고 있다”며 “민주당과 (국경장벽 건설) 타협이 안 되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회를 거치지 않고 국방 예산을 장벽 건설에 전용할 수 있도록 대통령 권한을 꺼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는 상당한 정치적, 법적 논란을 부를 게 뻔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누가 소송을 걸더라도 우리는 아주 빨리 이길 것이다. 법률가들이 100%(승리)라고 말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도 성명을 내어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국경장벽 예산 협상을 거부함으로써 의회를 통한 장벽 예산 조달 방안은 사실상 끝났다”며 “이제 트럼프 대통령이 비상 권한을 사용할 때”라고 가세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멕시코 접경지대인 텍사스주 매캘런을 전격 방문해 국경순찰대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바로 뒤(오른쪽)에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공화·텍사스)이 동행하고 있다. 매캘런/AP 연합뉴스
|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육군공병단에 45일 안에 국경장벽 공사를 시작할 수 있는지 알아보라고 지시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보도했다. 미 정부는 특히 지난해 의회를 통과한 139억달러(약 15조5300억원) 규모의 재해구호 지출 법안을 살펴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벽 건설을 위해 57억 달러의 예산 편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어떤 물리적 장벽 건설에도 반대하고 있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가비상사태 선포에 대해 “대통령은 의회 권력을 찬탈하는 것에 대해 자기 당(공화당)에 대답해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국경 안보에 대한 민주당의 비타협적 태도와 우리나라 안전의 큰 중요성 때문에 나는 세계경제포럼(WEF) 참석차 스위스 다보스로 가려던 매우 중요한 일정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다보스포럼 기간(22~25일)까지도 장기전을 감수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상원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국경장벽 예산과 민주당이 주장하는 ‘불법체류 청년 추방 유예제도(DACA·다카)’ 존속을 함께 반영하는 대안도 검토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 방안에도 부정적이라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기자들에게 전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