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1.14 18:13
수정 : 2019.01.14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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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트위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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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직접 터키 군사 행동 제재 경고
터키 “테러리스트와 싸움 계속할 것” 반발
미국인 목사 구금 갈등 후 또 경제전쟁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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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트위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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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군의 시리아 철군 뒤 터키가 쿠르드족을 공격하면 “터키 경제를 파탄내겠다”고 경고했다. 터키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쿠르드족과 무장 세력을 구분하지 못하는 “치명적 실수”를 저질렀다며 군사 행동을 계속하겠다고 맞대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트위터에 “오래전에 해야 했을 시리아 철군을 시작하고 있다. 동시에 조금 남은 이슬람국가(IS) 영토를 여러 방면에서 강타하고 있다”며 “터키가 쿠르드족을 공격한다면 터키 경제를 파탄내겠다”고 경고했다. 이어 “쿠르드족이 터키에 도발하는 것도 바라지 않는다”며 “20마일(32㎞) 규모의 안전지대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안전지대의 위치와 운영 방안 등 구체적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달 19일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철군을 발표한 후 터키가 시리아 북부에서 쿠르드족 민병대 소탕전을 곧 개시한다고 공언하면서 긴장이 고조됐다. 철군 발표에 반발해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사임했고, 미국이 주도한 이슬람국가 격퇴전에 앞장서고도 터키의 먹잇감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인 쿠르드족을 보호해야 한다는 여론도 들끓었다.
논란이 일자 트럼프 대통령이 철군을 늦추겠다고 언급한 데 이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철군 조건으로 쿠르드 민병대의 안전 확보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볼턴 보좌관은 8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만나려고 터키를 방문했지만 면담을 거부당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트는 터키에 대해 통상적으로 동맹국 사이에서는 쓰지 않는 강한 표현으로 압박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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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라힘 칼린 터키 대통령실 대변인 트위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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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브라힘 칼린 터키 대통령실 대변인은 14일 트위터로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쿠르드족을 (터키 내 분리주의 세력으로) 미국의 테러집단 리스트에 있는 쿠르드노동자당(PKK) 및 그것의 시리아 내 조직인 쿠르드 인민수비대(YPG)와 동일시하는 치명적 실수를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그는 “테러리스트들은 당신의 파트너와 동맹이 될 수 없다. 터키는 미국이 우리의 파트너십을 존중하고 테러리스트의 선전에 가려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그들 모두와 싸우겠다”며 시리아의 쿠르드족 민병대에 대한 공격 의사를 재확인했다.
터키는 지난해 8월 미국인 앤드루 브런슨 목사 구금 문제로 미국의 관세 제재를 받고 리라화 가치가 하루 만에 20% 폭락하는 등 금융 위기를 겪었다. 터키도 미국산 자동차, 주류 등에 보복 관세를 물리면서 맞대응했다. 이후 터키가 브런슨 목사를 석방했고, 미국이 제재를 해제하면서 경제 갈등이 일단락됐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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