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1.24 15:01
수정 : 2019.01.24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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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코언.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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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7일 하원 감독개혁위 증언 예정이었으나
“가족 안전이 첫째…의회 출석 미룰 것”
트럼프·줄리아니, 최근 코언 장인 겨냥
트럼프 공격 벼르다 난처해진 민주당
“코언 의회 소환할지 조만간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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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코언.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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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이 ‘트럼프 대통령의 협박’을 이유로 들며 다음달로 예정됐던 의회 증언을 갑자기 연기했다. 검찰 수사에 협조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원수로 돌아선 코언은 다음달 7일 하원 감독개혁위원회에 출석할 예정이었다.
코언의 변호인인 래니 데이비스는 23일 성명을 내어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변호인인 루돌프 줄리아니에게 코언의 가족이 계속 협박받고 있다. 지금은 가족의 안전을 첫번째에 둬야할 때”라며 “코언의 (의회) 출석은 적절한 날짜로 미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코언이 밝힌 ‘협박’은 아내와 장인에 관한 것이다. 우크라이나 출신인 코언의 장인은 택시 사업과 관련해 1993년 금융 범죄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코언도 장인한테 영업면허를 사 택시 사업을 했는데, 이 과정에서 코언 본인과 아내도 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고 <시엔엔>(CNN)이 보도한 바 있다.
코언이 의회에서 증언할 것이라고 이달 초 알려진 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 뉴스> 인터뷰에서 코언 장인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고, 트위터에도 “(코언이) 옥살이 기간을 줄이려고 거짓말을 한다! 그의 장인을 주목하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인 줄리아니도 최근 <시엔엔> 인터뷰에서 “장인이 범죄자라면 추적하는 건 괜찮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코언 쪽의 성명에 대해 기자들에게 “코언은 단지 진실로부터 협박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코언의 증언 연기에 민주당은 난처한 처지가 됐다. 하원을 장악한 뒤 처음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파헤칠 기회를 포기할지, 가족의 안전을 걱정하는 코언을 의회로 불러낼 것인지 결정해야 하게 됐다.
하원 감독개혁위 일라이자 커밍스 위원장(민주당)은 기자들에게 “코언에게 의회에서 공개 증언하도록 소환장을 발부할지, 비공개 증언하도록 할지 조만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위증 등의 이유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코언은 3월6일 감옥에 들어간다. 커밍스 위원장은 ‘코언이 감옥에 간 뒤에도 의회 증언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해결사로 불려온 코언은 지난해 8월 탈세, 금융사기, 선거자금법 위반에 유죄를 인정하는 대신 감형 받는 플리바게닝을 선택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성관계를 한 두 여성에게 트럼프 대통령 지시로 입막음용 돈을 줬다고 실토했다. 코언은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 수사에도 협조하며 트럼프의 대통령직을 위협하는 최대 ‘폭탄’으로 여겨져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돌아선 그를 “쥐새끼”라고 비난해왔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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