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1.25 16:03
수정 : 2019.01.25 17:44
“잇몸 질환 박테리아가 치매 발생에 중심 역할”
독소 단백질 긴기페인 분비…아밀로이드 베타도 증가시켜
잇몸 질환 환자는 치매 발생 가능성 70%나 증가
치주염 등 잇몸 질환이 치매를 발생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알츠하이머 치료 연구 회사인 ‘코텍시미’의 스티븐 도미니 연구원 등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잇몸 질환의 박테리아와 치매 환자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진전된 증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고 <비비시>가 24일 보도했다.
이들의 연구에서는, 고질적인 잇몸 질환과 관련이 있는 박테리아인 ‘포르피로모나스 긴기발리스’가 알츠하이머 환자들의 뇌 속에서 발견됐다. 쥐에 대해 실험을 한 결과, 이 박테리아는 구강에서 뇌로 이동할 수 있으며, 이 박테리아들이 분비하는 독소 단백질인 긴기페인이 뇌의 신경세포인 뉴론을 파괴하는 것이 확인됐다. 이 박테리아는 또 알츠하이머 질환의 원인 물질인 아밀로이드 플라크의 한 구성 요소인 아밀로이드 베타의 생산을 증가시켰다.
연구진들은 쥐에게 이 독성 단백질을 막는 약물을 실험한 결과 뇌의 퇴화를 멈출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진들은 “이 연구의 발견은 뇌 속의 포르피로모나스 긴기발리스 및 긴기페인이 알츠하이머 질환의 발생에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증거를 제시했다”며 “치매 치료를 위한 새로운 개념 틀을 제공했다”고 결론냈다. 연구진은 자신들이 치매 치료의 기초를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약물을 개발 중이라며 올해 안으로 중증이 아닌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실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잇몸 질환과 치매 사이의 상관성은 지난해 대만에서의 연구 등으로 제시된바 있다. 10년 이상의 고질적인 치주염을 앓는 환자들은 70% 이상이나 알츠하이머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가 대만에서 발표된바 있다. 또 잇몸 질환을 앓는 경증의 알츠하이머 환자는 인지력 감퇴가 더 빨리 진행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 연구진들은 잇몸 질환의 박테리아가 면역 체계 세포를 감염시키거나 머리와 턱을 통해서 두개골 신경으로 확산되면서 뇌에 접근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과학계에서는 이번 연구가 잇몸 질환과 치매 사이 추가적인 연관성을 제시한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잇몸 질환의 박테리아가 알츠하이머의 발병을 일으키는 것인지는 아직 불명확하다는 유보적인 입장이다. 영국 알츠하이머연구소는 한 종류의 박테리아 존재가 질환 “상태의 유일한 이유가 될 가능성은 극히 적다”고 평가했다. 영국 에섹터대학교의 클리브 발라드 교수는 이 연구는 구강 건강이 대중보건에서 , 특히 노년층에게 아주 중요한 우선순위를 갖는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