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2.14 14:39
수정 : 2019.02.14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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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10일 출국을 위해 서울의 한 호텔을 나서며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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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포스트> 칼럼니스트 이그네이셔스
“비건, 두 그룹 전문가들 의견 모아와”
카네기팀 “북핵 일일이 검증 한계…확률론적 검증해야”
스탠퍼드팀 “북한에 체제보장 믿음 주는 데 10년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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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10일 출국을 위해 서울의 한 호텔을 나서며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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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의 실무협상을 주도하는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스탠퍼드팀’과 ‘카네기팀’의 조언을 듣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들이 단계적·동시적 북핵 해법을 추구하는 비건 대표의 과외 교사라는 것이다.
<워싱턴 포스트>의 외교 전문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이그네이셔스는 13일 ‘트럼프-김정은 정상회담은 일부 허풍이지만 세계를 좀 더 안전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그는 “비건 대표가 스탠퍼드대와 카네기국제평화기금 전문가들한테 아이디어를 모아왔다”고 전했다. 이그네이셔스는 비건 대표와 이들의 대화에서 무엇이 논의됐는지는 명확하지 않다면서도 두 전문가 집단의 대북 접근법을 소개했다.
애리얼 르바이트와 토비 덜튼이 이끄는 카네기팀은 북한에 현대식 인프라가 부족하고 문서 보존이 취약한 상황에서 핵·미사일 프로그램 제한을 어떻게 검증할 수 있을지에 집중해왔다고 이그네이셔스는 전했다. 모든 핵무기를 일일이 검증하는 게 아니라, 북한이 잘 지키고 있는지 믿을 수 있는 수준에서 전반적 평가를 하는 ‘확률론적 검증’을 하자는 게 카네기팀의 견해라고 한다.
스탠퍼드팀은 영변 핵시설을 직접 관찰한 핵물리학자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와 로버트 칼린 객원연구원, 엘리엇 세르빈 연구원이 주도한다. 이 팀은 “북한은 체제 보장을 얻기까지는 (핵) 무기와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체제 보장은 북한이 약속한다고 이뤄지는 게 아니라서 (신뢰 구축을 위한) 공존과 상호 의존 기간이 10년까지 걸릴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이그네이셔스는 설명했다.
비건 대표는 지난달 31일 스탠퍼드대에서 이 전문가들을 만나고, ‘단계적·동시적 비핵화’ 등을 담은 연설을 했다. 전문가 집단의 현실적 견해가 비건 대표의 대북 접근법에도 영향을 미쳤으리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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