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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2.08 16:09 수정 : 2006.02.08 16:09

'신 나리타이혼'

한때 일본의 신혼부부가 신혼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이혼하는 사례가 많다고 해서 나리타공항에 빗대어 '나리타이혼'이라는 말이 유행했었다. 그러나 요즘에는 정년퇴직한 부부가 해외여행을 떠났다가 귀국하자마자 이혼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해서 '신 나리타이혼'이란 말이 나돌고 있다.

실제로 일본 후생노동성이 펴낸 2004년판 인구동태통계에 따르면, 결혼 20년 이상된 부부 가운데 약 4만2천쌍이 이혼한 것으로 조사됐다. 1985년에 비해 2배 가량 늘어난 것이다. 또 결혼 30년 이상된 부부의 이혼은 4배 가까이 급증했다.

일본에서 이처럼 황혼이혼이 늘고 있는 원인으로는 오랫동안의 대화부족이 지적되고 있다. 남편의 경우 회사 업무와 사회 생활 등으로 바삐 사느라 평소 아내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다가 퇴직후 갑자기 할 일이 사라지면서 아내에게 기대려고 하는 것은 당연한 일.

그러나 여성의 입장에서는 퇴직후 집안에만 틀어밖혀 지낼 남편에 대한 부담감, 즉 '부재택(宅)스트레스증후군'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그런 과정에서 부부가 남편의 정년퇴직을 기념해 갑자기 여행을 떠났다가 여행도중 사소한 일로 다투거나 상대의 몰랐던 흠까지 눈에 띄면서 갈등하다 결국 이혼까지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년퇴직후 갑자기 해외여행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는 경고까지 나오고 있다. 작가 니시다 사요코는 "신 나리타이혼이 확실히 늘고 있다"며 해외여행을 떠나기 전에 당일치기 국내여행이라도 다녀오면서 '워밍업'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정년후 부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커뮤니케이션으로, 같이 즐겁게 보내려는 기분도 아닌 상태로 해외여행이나 해외이주를 택하는 것은 '신 나리타이혼'의 희생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일본에서는 1948년을 전후한 베이비붐 시기에 태어난 이른바 '단카이 세대' 샐러리맨들이 2-3년후면 무더기로 정년퇴직하게 된다. 남편들이 대거 퇴직하게되면 그만큼 이혼 건수도 늘어날 소지가 있다. 전업주부인 경우 남편의 노령후생연금도 절반을 차지할 수 있기 때문에 이혼을 뒤로 미루는 현상까지 있다고 한다. lhk@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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