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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5.07 15:44 수정 : 2006.05.07 15:47

혼다와 함께 전후 일본의 성장을 대표하는 기업 소니가 7일로 창립 60돌을 맞았다. 사람으로 치면 60갑자를 한 바퀴 돌아 환갑을 맞은 셈이다.

10년 전에 창립 50주년 기념행사를 도쿄디즈니랜드에서 성대히 열었던 소니는, 그러나 올해의 60살 생일은 아무런 기념행사도 치르지 않고 조용히 보냈다. 버블경제 이후 지속되고 있는 실적 침체의 늪에서 아직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전후 일본의 성장을 상징하는 기업

1955년 선보인 트랜지스터 라디오로 휴대형 라디오 시대를 연 소니는 이후, 젊음과 독창성을 토대로 ‘세계 최초’ ‘일본 최초’의 가전 제품을 잇따라 개발해 내놓으면서 ‘세계의 가전왕국’으로 군림해 왔다. 1970년 발매된 워크맨은 세계적으로 3억5천만대가 팔려 소니의 상징이 됐다.

창업기의 소니에는 ‘몰모트’라는 별칭이 붙어다녔다. 새로운 것에 도전해 성공하더라도 결국엔 대기업의 유사제품에 밀려 남 좋은 일만 시켜주게 는 불쌍한 벤처기업이라는 뜻이었지만, 창업 1세대 경영자들은 이런 주변의 눈에 개의치 않고 CD 등 세계를 풍미하는 제품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갔다. 1980년대엔 음악가이기도 한 오가 노리오 회장의 주도 아래 음악과 영화, 게임사업으로 비즈니스 다각화를 추진했댜ㅏ.

90년대에 들어 정보기술(IT) 혁명에 직면한 소니는 ‘제2의 창업’을 내걸고 종전의 아날로그 AV(음향·영상)와 아이티의 융합에 나섰다.

당시 이데이 노부유키 회장은 인터넷을“현대 산업 사회에 떨어진 운석”에 비유했다. 소니의 주가는 IT버블 기간이었던 2000년 3월에 3만3900엔에 이르기도 했다. (한때 2700엔대까지 떨어졌던 소니의 현재 주가는 5550엔 수준이다.)

그러나 격심한 디지털 기술 및 시장 경쟁 와중에 히트상품이 쉽사리 나타나지 않으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소니에게 결정적인 타격을 입힌 것은 디지털 평판텔레비전에서의 지각 출발이었다. 소니는 1997년 야심작으로 평면 브라운관 텔레비전을 내놓았다. 이는 소니의 독자적인 브라운관 기술이 내놓은 최고의 작품이었다.

그러나 시장은 냉정했다. 소니가 기술 승리라는 자기도취에 빠져 있는 사이, 소비자들은 평면에다 두께까지 얇은 디지털 텔레비전(평판 TV)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었다. 과거 휴대용 음악기기의 대명사격이었던 워크맨도 인터넷시대가 되면서 애플의 아이포드(iPod) 등에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11월 내놓을 플레이스테이션3에 거는 기대

1980년대 ‘소니의 중흥’을 이끌었던 오가 노리오 명예회장이 지난 3월말 상담역으로 물러나면서 창업시절부터 이어져오던 ‘카리스마’ 강한 경영자들이 일선에서 물러나고 새로운 경영체제 확립을 모색중이다.

지난해 6월엔 처음으로 외국인 최고경영자 하워드 스트링거 회장을 영입했다. 사장도 이공계 출신을 임명했다.

새 경영진들은 ‘종적인 조직의 개혁’ ‘이익과 자신감 회복이 우선’ 등을 내세우며 소니의 활력 되찾기에 힘을 쏟고 있다. 일본 내에서는 일단 지난해 내놓은 엘시디 텔레비전 ‘브라비아’ 시리즈가 인기를 끌면서 조금씩 희망을 찾고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러나 주력 부문은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경영진은 향후 성장전략도 불투명하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 1일엔 인터넷 전략을 검토하는 ‘비즈니스 전략실’을 신설했다.

현재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제품은 오는 11월 시판하는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PS) 3’이다. 슈퍼 컴퓨터 같은 수준의 중앙처리장치 ‘셀’에 차세대 DVD의 표준 규격을 노리는 ‘블루레이 디스크(BD)’의 구동장치가 탑재되기 때문이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소니는, 경쟁사들이 흉내낼 수 없는 핵심부품을 독자개발해, 이익의 유출을 막고 업계 표준을 거머쥔다고 하는 지나간 시절의 ‘승리 방정식’을 이번 플레이스테이션3(PS3)의 목표로 하고 있다.

쓸쓸하게 60살 생일을 보낸 소니가 이대로 ‘황혼’을 맞을지, 원기를 회복해 ‘인생은 60부터’를 외칠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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