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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와 에어컨, 계기판 등이 일체화된 칼소닉칸세이의 운전석 모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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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의두얼굴] 5. 흉내내기의 함정 “도요타식 가이젠은 도요타 맞춤형”
문제가 뭔지를 5번 이상 스스로에게 물어 답을 찾아내는 ‘가이젠’(‘개선’의 일본말)과 필요한 부품을 필요한 때 조달해 재고를 최소화하는 ‘저스트 인 타임’(JIT)으로 대표되는 도요타식은 일본에서 늘 모범답안으로 통해왔다. 그러나 어느 기업에나 적용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무작정 따라하기에 나섰다가는 그 덫에 걸려 ‘피를 볼’ 수도 있다. [도요타의 두 얼굴] 1회부터 4회까지 <주간금요일>의 특집기사를 중심으로 전달해왔다. 5회는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를 통해, 일본 기업들의 탈도요타 또는 도요타 뛰어넘기 움직임을 소개한다. 도요타식 생산방식 도입한 농기계회사 ‘얀마’, 재고 없앴다가 ‘낭패’ 이미 30년 전에 도요타 생산방식을 도입한 농기계 등 생산업체인 얀마. 도요타자동차의 전 부사장으로부터 직접 지도까지 받은 이 회사는 도요타의 수제자나 다름없다. 그러나 생산성과 수익 향상 효과는 좀체로 나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개선 활동도 시들해지고 말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자동차 생산의 효율화를 목적으로 한 도요타식을 그대로 받아들인 게 문제였다. 얀마의 주력 상품은 농기계다. 계절에 따라 출하량의 변동이 크다. 수요가 몰릴 때에는 재고가 없으면 팔아먹을 기회를 놓쳐버린다. JIT 방식을 충실하게 이행할수록 사업효율은 떨어지는 사태가 빚어졌다.결국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관련 업체를 포함해 12개 공장에 새로운 생산성 향상 방법을 도입했다. 성수기에는 당연히 재고 수준을 높이도록 했다. 2008년 봄까지 불량률과 납기를 반으로 줄여, 제조비용을 10% 감축하는 야심찬 계획도 세워둔 상태다. 이 회사 야마오카 사장은 “단순히 도요타의 흉내를 내는 것이 아니라, 독자적인 얀마 방식을 찾아내지 못하면 강인한 기업체질을 만들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30년 만에 도요타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새 출발에 나선 것이다. 자동차 산업에 맞춤형인 ‘도요타식 가이젠’ 타 업종 적용했다가 실패 잇따라 2003년 도요타식을 근간으로 한 제조원가 절감지원 소프트웨어 ‘e카르테’가 발매됐다. 도요타 모토마치 공장의 노하우를 손에 넣을 수 있다는 평판이 나돌아 발매 전에 열린 설명 세미나에는 300개 업체가 참가했다. 그러나 이 소프트웨어를 직접 사용한 업체는 2곳뿐이다. e카르테는 몇년간 상품모델이 바뀌지 않는 자동차공업을 전제로 한 것이다. 부품의 가격이나 생산라인의 사람수 등 방대한 양의 정보도 입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 줄이어 새 모델이 나오는 상품의 경우에는 소프트웨어 운용 자체에 품이 상당히 들기 때문에 대다수 기업이 도입을 포기했다. 후나이전기가 디지털텔레비전 위탁생산을 하는 중국 광둥성 공장의 생산라인에는 10대 여성사원들이 줄지어 있다. 2003년 말부터 가동된 이 공장에 도입된 것은 도요타식에 독자색을 가미한 ‘후나이 생산시스템’이다. 중국에선 공장 종업원이 2~3년 단위로 바뀌는 사례가 많아, 개선의 노하우가 전승되기 어렵다. 이 때문에 후나이는 부품조립이라는 단순작업의 속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 라인의 사람수를 줄여 작업효율을 한계치까지 높이고, 작업진행에 지장이 생길 정도가 되면 라인을 멈춰 문제해결 뒤 재가동했다. 이 방식으로 액정텔레비전 1대를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을 1년 전의 3분의 1인 19초로 줄였다. 브리지스톤, 도요타식 숙련공 육성에서 자동화로 생산방식 전환 대표적 타이어 생산업체 브리지스톤은 지난해 전자동 생산시스템인 ‘버드’를 본격 가동했다. 사람의 손에 의존하지 않고 세계에서 가장 질높은 타이어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헝가리와 멕시코 등 해외 공장에 순차적으로 도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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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지스톤의 전자동 타이어 생산시스템 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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