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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관방장관, 고이즈미 야스쿠니참배 강력 비판 |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일본 관방장관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참배를 강력히 비판해 일본 정계에 파문이 일고 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후쿠다 전 장관은 27일 나고야(名古屋)시에서 열린 공명당 참의원 의원 모임 연설에서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 강행으로 한국,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된 데 대해 "참으로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야스쿠니에 가는게 뭐가 나쁘냐고 하면 저쪽도 감정적이 된다"고 지적하고 "정상끼리도 그렇고 국민끼리도 서로 감정적이 되는 건 최악"이라고 강조했다.
직설적인 표현을 좀처럼 하지 않는 그의 평소 스타일에 비추어 이날 발언은 고이즈미 총리에 대한 강력한 비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는 "일본은 자원이 없는 나라"라고 지적하고 "어떤 국가와도 친밀한 관계를 만들어 어떤 비즈니스 찬스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에서 외교는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중(對中)관계 개선에 대해 "누군가가 냉정하지 않으면 중요한 관계를 앞으로 유지하기 어렵다"면서 "일본 국내의 논의가 과열돼 큰 목소리가 나오고 그게 한국과 중국에 전달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말해 자민당내의 강경론도 비판했다.
후쿠다 전 장관은 또 논란이 되고 있는 재정재건 방안에 대해서도 소비세율 5% 정도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으나 자민당 차기 총재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의 소비세율 인상 불가피 발언은 나카가와 히데나오(中川秀直) 자민당 정조회장 등 아베 신조(安倍晋三) 관방장관 지지파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베 장관 지지파들은 세금인상이 유권자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 정부보유 자산을 매각해 세출에 충당하는 등 세출삭감을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후쿠다 장관의 발언이 차기 총재선거의 주요 쟁점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출마 의욕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했다.
한편 후쿠다 전 장관과 아베 장관의 소속 파벌 회장인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총리는 지방 강연에서 "당사자들이 대화를 통해 협력하면 좋겠다"고 말해 당사자 대화를 통한 후보일원화를 촉구했다.
이해영 특파원 lhy@yna.co.kr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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