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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6.12 11:18 수정 : 2006.06.12 11:18

전문가, ‘놀이 겸 스트레스 해소용’ 추측

까마귀가 극성을 부리고 있는 일본에서 최근 번식기를 맞은 까마귀들이 광섬유 케이블을 부리로 쪼아 끊어놓는 사례가 속출, 전력회사와 인터넷 프로바이더들이 골치를 앓고 있다.

12일 요미우리(讀賣)신문에 따르면 수도권 전봇대에 광섬유망을 운영하는 도쿄(東京)전력의 경우 올들어 689건의 까마귀 피해를 입었다.

까마귀가 광섬유 케이블을 끊는 사고는 번식기를 맞아 둥지를 짓는 3-4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올해도 3-4월에만 470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통신회사인 NTT히가시니혼(東日本)은 재작년 3-5월에 700건의 피해를 입었다.

광섬유는 유리섬유라서 와이어로 보강하고 비닐을 덮어씌워도 굵기가 가로 2㎜, 세로 5㎜에 불과하다.

굵은 전선이나 전화선과는 달리 까마귀가 부리로 쪼면 쉽게 끊어진다.

특히 간선(幹線)에서 가정용 회선을 나누는 분배상자 주변의 피해가 심하다. 20회선중 14회선이 끊어지는 피해를 입은 곳도 있다.

도쿄전력은 섬유에 튜브를 씌우는 등의 대책을 동원했지만 상대가 조류중에서 가장 머리가 좋다는 까마귀이고 보니 좀처럼 피해가 줄지 않는다는 것.


이용자들로부터 "PC가 이상하다"는 연락을 받은 프로바이더와 컴퓨터 메이커가 설정을 몇번이나 바꿔도 상태가 개선되지 않자 회선을 조사한 끝에 어렵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회선을 하나하나 확인해 수리해야 하기 때문에 이용자의 신고가 없으면 회선이 끊어진채 방치되기 일쑤다.

동물행태학자인 우쓰노미야(宇都宮)대학 스기타(衫田)교수는 "까마귀가 처음에는 둥지에 필요한 나뭇가지를 모으기 위해 쪼아댄 것이 나중에는 놀이를 겸해 하게 된 것 같다"면서 "번식기의 까마귀는 신경이 날카로워지는 만큼 스트레스 해소차원에서 쪼아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해영 특파원 lhy@yna.co.kr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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