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전작권 환수 추진에 협력할 것"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신사참배 강행에 대해 미 정부는 15일 그동안 한ㆍ일, 일ㆍ중간 역사갈등에 대해서와 마찬가지로 '불개입'과 '대화를 통한 해결' 및 이들 3국간 '미래지향의 건설적 관계 구축 촉구'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 문제에 관한 부시 대통령의 입장이 뭐냐는 질문에 "대통령은 이런 논쟁(dispute)에 연루되거나 휩쓸려 들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모든 당사국들이 함께 가기를 바란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참배 자체에 대해선 긍.부정 평가없이 "일본 정치인들과 총리들이 스스로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고 스노 대변인에 앞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데이너 페리노 백악관 부대변인도 "일본 내부 문제로, 미국이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고이즈미 총리의 고별 방미전 그의 신사참배 문제에 대해 "내가 뭘 하라 말라 말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마이클 그린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한 세미나에서 "고이즈미 총리는 엄마가 말려도 안 들을" 사람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만류해도 무위에 그칠 것이고, 일본의 반발을 사서 해결이 어렵게 될 것이므로 일본 내부 논의에 맡겨둬야 한다는 부시 행정부의 기조를 말해준다. 부시 행정부의 이러한 입장엔 일본의 과거사를 따지기 보다 현재의 일본에 ▲평화주의가 정착돼 과거의 군국주의로 되돌아갈 리 없고 ▲자유민주주의 기본 가치를 체화, 대외정책에도 이를 반영하기 시작함으로써 부시 행정부의 대외정책에 일치하며 ▲일본 '정상국가화'를 인정함으로써 미국의 세계전략 수행에 동반자로 삼는다는 대일 중시의 인식과 정책의 기조가 깔려있다. 이날 매코맥 대변인은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 참배가 동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에 미칠 영향에 대한 질문엔 "일부 역사문제에서 비롯되는 긴장이 그 지역에 있는 것을 안다"며 "지역 국가들이 역사를 직시하면서 견해차를 다루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만 말했다. 그는 이어 "이 특정 문제에 대한 일ㆍ중간, 일ㆍ한간 긴장이 있음을 알고, 긴장이 어디서 오는지도 이해하고 있다"고 거듭 말하고 "그러나 일본, 중국, 한국이 미래를 내다보고 건설적이고, 투명한 선린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마찰은 늘 있게 마련"이라며 "중요한 것은 서로 존중하는 방식으로 해결해나가고, 과거의 잘잘못보다는 미래와 더 낫고 평화로우며 안정된 지역을 건설하는 데 관심을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페리노 백악관 부대변인 역시 동북아 3국간 긴장 고조에 대해 조지 부시 대통령이 우려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아시아에 복잡한 역사문제가 있음을 알고 있으며, 이 지역이 상호협력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다만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배경 설명에서 "대화를 통해 우호적인 방식으로 역사 문제에 대한 관심을 해결하기 위한 협력"을 거듭 강조하고 역내 국가간 "좋은 관계가 역내 국가들과 미국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해 동북아 역사갈등의 심화ㆍ장기화에 대한 미 정부의 내부 경계심을 표출했다. 한편 스노 대변인은 한국의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추진에 대해 "우리는 그 사실을 알고 있고,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동영 특파원 ydy@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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