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 필진네트워크 나의 글이 세상을 품는다
|
[필진] 평화를 지키려는 일본시민들에게 드리는 제언 |
희망 보다 절망을, 아주 극단적인 절망을 보고 있을 일본의 시민들에게
뭐 당연히 그렇게 되리라고 모두들 짐작 했듯이, 아베씨가 자민당총재가 되었습니다. 의식 있는 대부분의 일본시민들은 무력감을 느꼈을 거라고 생각 합니다. 도대체 거꾸로 가는 자신들의 나라를 어찌할 바 몰라 우왕 좌왕하고 있는 것 같아 옆에서 보고 있는 이방인의 눈에도 안쓰럽기만 합니다.
민주주의라고 우기기는 하지만 - 아무리 들어 봐도 우긴다고 밖에는 별반 다른 느낌이 없는- 이미 당신들의 마음속에는, 자신들의 나라가 민주주의하고는 거리가 먼, 아주 이상한 나라라는 분명한 사실의 확인에, 거의 치유가 불가능한 상처를 입었을지도 모릅니다.
대부분의 언론매체는 가진 자들의 이데올로기를 선전 하는 도구로 전락 한지 오래고, 근래에 들어 늘기 시작한 인터넷의 급속한 보급에도 불구하고, 건강한 일본시민들의 목소리를 전하는 인터넷 언론은 아직도 전무 합니다. 그나마 최근에 오마이뉴스 재팬이 활동을 시작 했지만, 오마이뉴스 재팬이 시민들의 마음을 대변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는, 시간이 갈수록 몽상이었는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생각이 듭니다. 이런 생각이 낯선 이방인의 착각으로 끝났으면 하는 바램 입니다.
제가 이곳에 와서 당신들의 눈동자 속에서 보았던 것은 무기력과 권태였던 것 같습니다 . 당신들의 휑한 눈동자에는 희망 보다는 절망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현실은 절망적인 것이 사실 입니다.
비이성적이고 불합리한 일본의 현실은, 이 땅에 사는 대부분의 일본시민들의 의식적인 현실인식과, 뜨거운 관심, 그리고 모든 부조리에 대한 정력적인 반항을 요구 합니다. 아무리 평화헌법을 지키기 위한 훌륭한 시민단체나, 오마이뉴스 재팬과 같은 인터넷언론 매체가 탄생을 했다 해도, 현실에 대한 무관심과 무기력에 당신들이 허우적 거린다면 세상은 전혀 변하지 않을 것 입니다.
당신들은 이제 평화를 지향하는 일본시민들의 바램과는 반대로, 반평화세력의 극단인 아베씨에게 자민당총재라는 씁쓸한 결과는 맞아야 했습니다. 이 참담한 결과가 있기 까지, 많은 일본시민들의 평화에 대한 간절한 목소리는 그 어디에도 들려 오지 않았습니다. 누군가가 당신들의 목소리를 차단 하고 있다는 것은 보지 않아도 뻔히 알 수 있지요.
평화를 사랑하는 많은 한국시민들은, 평화를 지키려 하는 많은 일본시민들과 친구가 되었으면 합니다. 당연 하지요. 우리가 사는 세상이 다툼이 없는 재미 있는 세상이길 원하는 것은 평화를 바라는 이들의 공통된 소망이기 때문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들의 국적이나, 힘들었던 우리들의 과거를 떠나서 모두가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 합니다.
평화를 사랑하는 일본시민 여러분. 그나마 여러분들과 같은 시민들이 있었기에, 여러분들이 사랑하는 일본이, 여전히 세상의 많은 시민들로 부터 많은 호감을 가지게 하고, 꼭 한 번 당신들의 나라에 가보고 싶게 하는지 모릅니다.
기운 내세요. 당신들이 모든 걸 포기하면, 힘겹게 지켜 온 당신들의 평화와 동북아시아의 평화는 끝나게 될지도 모릅니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필자, 기자가 참여한 <필진네트워크>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