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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9.25 16:12 수정 : 2006.09.25 16:12

아베 신조(安倍晋三) 자민당 총재는 새 내각 발족에 앞서 단행한 당직 인사에서 파벌을 무시하고 자신과 가까운 인사들을 기용함으로써 내년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친정체제를 구축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지난 총재 선거 과정에서 자신에게 통째로 '충성심'을 표시했던 파벌은 당 주요 포스트에 중용이 된 반면, 지지에 소극적이었던 파벌은 배제됐다. 선거 결과에 관계없이 파벌의 역학 관계에 의해 자리를 안배하던 종전의 파벌정치에 확실한 종언을 고했다는 분석이다.

간사장에 기용된 나카가와 히데나오(中川秀直.62)는 아베 총재와 같은 당내 최대 파벌인 모리(森)파 출신. 정조회장에 임명된 나카가와 쇼이치(中川昭一.53)의 이부키(伊吹)파, 총무회장에 발탁된 니와 유와(丹羽雄哉.62)의 니와(丹羽)ㆍ고가(古賀)파도 파벌 전체가 지지를 천명했었다.

반면, 당내 두번째 파벌인 쓰시마(津島)파는 소속 의원들의 자율 투표를 결정, 경쟁자인 아소 다로(麻生太郞) 외상과 다니가키 사타카즈(谷垣楨一) 재무상 쪽으로도 표가 분산되도록 한 '괘씸죄'에 걸려 당 3역은 물론 간사장 대리와 국회대책위원장 자리에서도 제외됐다.

이번 당 주요 포스트 인사에서 홀대를 받은 파벌에서는 26일 있을 조각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주요 각료 포스트에서도 파벌의 위상에 걸맞은 대접을 받지 못할 경우 의원들 사이에 불만이 터져나올 가능성이 있다.

이번 당직 인선에서는 이른바 '측근'들이 발탁됐다. 다음달 중의원 보선과 내년 봄 지방선거, 7월의 참의원 선거에 대비한 포석이다. 친정체제를 구축해 강력한 지도자의 이미지를 무기로 줄이은 선거에서 선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간사장으로 기용된 나카가와는 작년 초 자민당 간사장 대리였던 아베에게 "다음은 당신 차례다"며 '포스트 고이즈미'에 도전하도록 적극 권유했다는 후문. 아베 총재의 후견인을 자임, 신뢰가 두터운 사이로 일찌감치 간사장 기용이 점쳐졌었다.

특히, 나카가와 간사장은 지난 2000년 여성 스캔들이 폭로되면서 관방장관을 사임했던, 비난의 소지가 있는 인사임에도 국회대책위원장과 정조회장 등을 역임한 당내 실력자라는 점을 높이 평가해 선거 일선 사령탑으로 기용됐다.


니와ㆍ고가파의 회장인 니와 총무회장은 파벌 전체를 아베 지지쪽으로 헌납한 공적을 앞세워 당 3역의 한자리를 꿰찼다. 파벌 내부에서는 아베 우위가 대세로 굳어지자 "발빠르게 시류에 편승했다"는 곱지않은 시선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카가와 정조회장과 이시하라 노부테루(石原伸晃.49) 간사장 대리도 아베 총재와는 매우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당직이 아니더라도 각료의 일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돼 왔다. 이시하라 간사장 대리는 아베 총재와 함께 정책그룹 'NAIS'를 만들어 활동해온 사이다.

나카가와 정조회장은 일제의 식민지배나 군대위안부, 강제연행 등을 부정하는 '망언'을 자주하고 각료로서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신사를 거듭 참배해온 인물. 또 여야의원들이 참여한 '납치구출의원연맹'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아베 총재와 색깔이 흡사한 대북(對北) 강경우파인 나카가와 정조회장과 '극우파'인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 지사의 장남인 이시하라 간사장 대리의 기용으로 자민당의 정책이 더욱 오른쪽으로 기울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홍기 특파원 lhk@yna.co.kr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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