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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2.05 10:10 수정 : 2007.02.05 10:10

일본 아이치(愛知)현과 기타규슈(北九州)시에서 4일 실시된 지자체장 선거에서 여당이 크게 고전함에 따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향후 정국 운영에 적지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야나기사와 하쿠오(柳澤伯夫) 후생노동상의 '애낳는 기계'라는 여성 비하 발언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으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자민-공명 연립여당은 기록상으로는 1승1패를 올려 참패는 면했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여당의 패배로 봐도 크게 틀리지않을 정도다. 우선 아이치현 지사 선거에서는 연립여당이 추천한 간다 마사아키(神田眞秋.55) 현지사의 낙승이 예상됐으나 접전 끝에 간신히 자리를 챙겼다.

아이치만국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등의 많은 업적을 바탕으로 간다 지사가 불과 1주일전만해도 여론조사에서 민주, 사민, 국민신당 등 야3당이 공동추대한 경쟁 후보를 더블스코어차로 앞섰으나 아베 내각 핵심 각료의 '애낳는 기계' 발언 여파로 겨우 당선된 것이다.

또 기타규슈시에서는 야3당이 미는 기타하시 겐지(北橋健治.53) 후보가 연립여당측 후보를 누르고 거뜬히 당선됐다. 다수의 소속 의원들은 말할 것도 없고 아베 총리 부인인 아키에(昭惠) 여사까지 현지를 방문, 선거 운동을 도왔으나 유권자의 선택을 받는데 실패했다.

여당으로서는 지난달 미야자키(宮崎) 지사선거에서도 총력을 경주했으나 탤런트 출신 후보에게 참패하는 쇼크를 겪는 등 최근 치러진 지자체장 선거에서 잇달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아베 정권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지난해 9월 취임후 줄곧 하락세가 멈추지않고 있는 가운데,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40% 내외로까지 추락해 지지하지않는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출범초 70%선을 보였던 지지율이 4개월여만에 급락한 것이다.

현재 국회에서는 야당들이 야나기사와 후생노동상의 퇴진을 요구하며 2006년도 추경예산안 심의를 거부, 장외투쟁에 나서는 등 극한 대결이 펼쳐지고 있다. 아베 총리 등 여당 지도부는 그의 사임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자민당내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둘 중 한 곳을 건졌다는 점에서 일단 안도하고 있다. 그러나 선거 내용을 놓고 내부에서 야나기사와 후생노동상의 사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국회 파행도 더이상 방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오는 4월 도쿄도 지사 선거를 포함한 지방선거에 이어 여름에는 아베 정권의 운명을 가름할 중요한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참의원 선거에서 여당의 과반의석을 저지, 아베 정권을 타도하고 정권을 빼앗겠다는 결연한 각오로 임하고 있다.

일련의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자민당내에서는 아베 총리의 지도력으로는 어렵지않느냐는 비관적인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관방장관과 아소 다로(麻生太郞) 외상, 다니가키 사타카즈(谷垣楨一) 전 재무상 등을 중심으로 조심스럽게 후임 문제가 거론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않다.

아베 총리로서는 앞으로 지지율을 반전시킬 만한 이렇다할 재료가 없다는 것이 답답한 상황이다.

국내적으로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정권의 '부의 유산'인 양극화 심화 문제 등을 단기간에 극복할 길이 없는데다, 대외적으로는 일본인 납치 문제로 인해 6자회담 틀속에서 마저 일본이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사히(朝日)신문은 사설에서 최근의 선거 결과를 놓고 유권자의 아베 정권에 대한 불신이 바닥에 깔려있다고 분석하면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진정한 자세를 보이지않는 한 계속 떨어지고 있는 지지율을 만회하기가 힘들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홍기 특파원 lhk@yna.co.kr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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