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2.21 09:55
수정 : 2007.02.21 09:55
개혁부진 우려 ‘고이즈미파’ 재가동 관측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일본 총리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내각의 지지율 하락으로 내홍에 직면한 여당과 정부에 "인기에 둔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1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고이즈미 전 총리는 20일 낮 국회 2층에 있는 나카가와 히데나오(中川秀直) 자민당 간사장실을 불쑥 찾았다. 방 안에는 나카가와 간사장과 일부 의원이 있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나카가와 간사장에게 "눈앞의 일에는 둔감해야 한다. '둔감력'이 중요하다. 지지율은 올라갔다 내려갔다하는 것이니 일일이 신경쓰지 말라"고 충고했다. "무엇을 하든지 비판을 받는다"라는 말도 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현재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격차' 문제에 대해 "일본이 인접국 보다 격차가 있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반문하는 등 현안에 대한 의견도 속속 피력했다.
총리직을 떠난 뒤 정치 현안과 관련해서는 언급을 자제해 온 그가 자민당 간사장실을 찾은 것은 이례적이다. 그러나 그가 이날 당.정이 당면한 여러 문제에 대해 직설적 화법으로 입장을 표명한데 대해서는 "총리직을 떠나서도 성격은 변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뒤늦게 간사장실을 찾은 시오자키 야스히사(鹽崎恭久) 관방장관에게는 "마무리지으려고 해서는 안된다. 총론은 찬성이라도 (각론에서는) 반드시 반대가 나온다"라고 위로했다.
이에 대해 아베 총리는 "고이즈미 전 총리다운 발언이다. 사람에 따라 둔감력이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지만 필요할 지도 모르겠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일각에서는 고이즈미 전 총리의 이 같은 행보를 놓고 "고이즈미 인맥의 재가동이 아니냐"는 관측까지 내놓고 있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이달 들어 고이즈미 전 총리와 나카가와 간사장, 다케나카 헤이조(竹中平藏) 전 금융경제담당상 등 고이즈미측 인사들이 종종 회동하는 모습이 관측됐다며 이른바 '고이즈미파'가 아베 총리의 개혁의지에 의심을 품고 의도적으로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고 전했다.
최이락 특파원
choinal@yna.co.kr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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