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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4.17 22:31 수정 : 2007.04.17 22:38

핵보유론 비판 정치성향 반발 정치테러 가능성
여야 "폭력 반대" 파장 우려

17일 오후 7시 50분께 일본 나가사키(長崎)현 나가사키시 JR 나가사키역 앞 이토 잇초(伊藤一長.61.무소속) 나가사키시장 선거사무소 인근에서 이토 시장이 한 남자로부터 총격을 받아 중태에 빠졌다고 NHK 등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이토 시장은 총격을 받은 뒤 나가사키대학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의식불명의 중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NHK는 이토 시장이 심폐정지 상태라고 보도했다. 나가사키시 관계자는 이토 시장이 총격을 받은 뒤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토 시장은 22일 치러지는 시장 선거에 대비해 유세를 마치고 유세 차량을 이용해 선거사무소 부근으로 이동, 차량에서 내려 사무실로 가던 중 뒤에서 총격을 받았다고 교도(共同)통신이 선거사무소 관계자들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관계자들은 당시 총성이 두차례 들렸다고 말했다. 이토 시장은 총격을 받은 뒤 앞으로 넘어져 움직이지 못했으며 잠시 후 현장에 도착한 구급차 편으로 나가사키대학 병원으로 옮겨졌다.

병원 관계자는 "이토 시장은 오후 8시를 막 지나서 병원으로 실려와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중태"라고 밝혔다.

용의자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의해 살인미수죄로 체포됐다. NHK는 이 남자가 이토 시장 뒤쪽에서 총격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 남자 용의자가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 용의자가 폭력조직으로 지정된 야마구치(山口)파 소속 조직원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이토 시장은 현재 3선으로 이번 지방자치단체 통일선거에서 4선을 노리고 있다. 피격 당시 이토 시장 선거 사무소에는 약 10여명의 운동원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토 시장은 히로시마(廣島)와 함께 2차대전 당시 원폭 투하로 인한 피해를 겪은 나가사키 시장으로 3번째 재직하면서 나카가와 쇼이치(中川昭一) 자민당 정조회장의 핵보유론 필요성 제기 발언이나 북한의 핵실험을 강하게 비판해 왔다.

또 아베 총리의 평화헌법 개정 움직임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이번 총격 사건이 그의 정치적 성향과 관련돼 있을 것으로 보고 22일 지방선거 및 7월 참의원 선거 등 을 앞두고 정국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한 듯 여야 정치권은 이번 사건에 대해 "결코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이날 오후 총리실에서 비서진으로부터 사건 보고를 받고 "수사당국에 의해 엄정하게 수사가 진행돼 진상이 규명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나카가와 히데나오(中川秀直) 자민당 간사장은 "충격을 금할 수 없다. 이토 시장의 회복을 기원한다"며 "자신과 다른 정치적 성향을 이유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은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다. 우리는 정치신조의 자유를 확고하게 옹호하고, 이런 폭력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후쿠시마 미즈호(福島瑞穗) 사민당 당수는 "선거기간 중 후보자가 총격을 당하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발생했다. 인명을 해치는 폭력은 어떤 관점에서도 허용될 수 없다"며 "정치활동과 언론의 자유가 이런 형태로 침해돼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최이락 특파원 choinal@yna.co.kr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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