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7.05.28 18:28 수정 : 2007.05.28 23:33

마쓰오카 도시카쓰 일본 농림수산상

정치자금 추문 압박 느낀듯…아베 내각 타격 예상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이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위기 국면을 맞고 있다. 정권 지지율이 다시 급락하는 가운데 28일 정치자금 추문에 시달리던 현직 각료가 자살해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마쓰오카 도시카쓰(62·사진) 농림수산상이 이날 낮 도쿄 아카사카 의원숙소에서 자살했다고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마쓰오카 농수상은 이날 정오께 자신의 숙소 거실에서 목을 맨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오후 2시께 숨졌다. 그는 국민과 선거구민들에게 죄송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자살 소식에 아베 총리를 비롯한 다른 각료들과 집권 자민당 간부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주검이 안치된 게이오대학 병원을 찾아 조문한 아베 총리는 “국회에서 심하게 추궁당했지만 전문 분야에서 애써 왔다”고 평가한 뒤 “ 중국 시장을 겨냥한 쌀 수출의 길을 열어 기대가 매우 컸는데 정말 유감”이라고 말했다.

2차대전 이후 일본 현직 각료가 자살한 것은 처음이다. 또 현직 국회의원이 자살하기는 1998년 한국계인 아라이 쇼케이, 95년 나가오카 요지 중의원 의원을 포함해 전후 일곱번째다.

마쓰오카 농수상은 최근 불투명한 사무소 경비 지출과 불법 정치자금 문제로 야당의 거센 사임 압력을 받았다. 그는 임대료가 없는 의원회관에 사무실을 뒀으면서도 5년 동안 임대료와 전기료·연료비·수도료 등으로 수천만엔을 치른 것으로 드러났다. 농수산성 소관 독립행정법인의 사업을 짜고 수주한 업체들로부터 1억3천만엔의 정치자금을 받은 사실도 들통났다. 그는 자신의 추문이 최근 아베 내각 지지율 하락의 한 원인으로 지적돼 자민당 안에서도 경질 의견이 나오자 적잖은 심리적 압박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아베-마쓰오카 관계는?
위안부 ‘교과서 삭제운동’ 함께 주도


구마모토 출신의 마쓰오카 농수상은 돗토리대 농학부를 졸업한 뒤 농림수산성에 들어가 임야청 공보관을 끝으로 1988년 퇴직했다. 90년 중의원에 처음 당선된 6선인 그는 지난해 9월 아베 내각 발족 때 처음 입각했다.

아베 총리는 그동안 일본 국민의 91%라는 압도적 다수가 뇌물 추문에 대한 마쓰오카 농림수산상의 해명이 충분치 않다고 여기고 있는데도(TBS 여론조사), 그를 끝까지 감싸는 모습을 보였다.

93년 아베 총리가 중의원에 처음 당선한 직후 교분을 맺은 두 사람은 97년 ‘일본의 앞날과 역사교육을 생각하는 젊은 의원들의 모임’ 발족을 계기로 급격히 가까워졌다. 일본군 위안부 관련 기술을 일본 중학교 역사교과서에서 삭제하는 운동을 주도한 이 모임에서 아베 총리가 사무총장으로, 마쓰오카 농업수산상은 부대표로 활동하며 주도적 구실을 했다. 아베 총리가 끝까지 마쓰오카 농림수산상을 내치지 않은 것은 이런 역사인식을 공유했던 게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시절 우정 민영화에 반대하며 저항세력이라고 자칭했던 마쓰오카는 아베 총리가 지난해 9월 총재 선거에 나서자 일찌감치 지지선언을 하기도 했다. 선거 뒤 아베 총리는 그를 농림수산상에 기용해 논공행상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