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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5.30 14:48 수정 : 2007.05.30 14:48

‘우리도 생수 좀 먹으면 안돼?’ - 영화 <7인의 사무라이>의 한 장면.


이것이 일본 사무라이다!

현직의 일본 농림수산장관(농림수산대신)인 마츠오카 토시카츠가 5월28일 동경에서 자살했다. 아베 내각의 지지도가 하락을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현직 장관의 자살은 일본에 큰 충격을 가져왔다.

그가 자살한 원인은 올해 3월에 야당으로 부터 지난 몇 년간의 광열비에 대해서 추궁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사무실의 1년간 광열비가 500만엔이라는 거액으로 처리가 되어 있는데, 당신의 사무실은 수도,전기가 무료로 제공되는 의원회관인데 어떻게 500만엔 이란 계산이 나오느냐? 라고 집요하게 따지는 야당의 질문에 제대로 답변을 못하고

생수기를 쓴다느니, 고가의 미네랄 워터를 마신다느니, 전기 스토브를 사용한다느니 뻔히 보이는 변명을 하다가 그 말들이 다 거짓말로 들어나 야당과 국민들에게 비아냥만 들어야 했다.

거기다가 거론된 미네랄 워터의 제조회사 사장이 마츠오카 장관과 의원회관에서는 주문을 받은 적이 없다며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기까지하여 웃음거리로 전락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여당인 자민당과 아베총리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신고를 한 것이니 문제 될 것이 없다'며 사임시키거나 교체하려고 하지 않았는데,계속되는 언론과 야당의 집요한 공세에 시달린 나머지 지난 28일 '여러사람에게 폐를 끼쳤다'며 자살을 한 것이다. 물론 그것 뿐만이 아니라 정치헌금 문제로 수 차례에 걸쳐 곤욕을 치룬것도 그가 자살을 선택한 원인의 하나로 분석되고 있다.

이 자살에 대해서 각계 각층의 의견이 분분하다. 당연히 같은 편을 들었던 여당과 아베총리는 명복을 빌며 안타까움을 표시했지만, 언론의 반응은 '책임회피'라는게 대부분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일본의 보수파를 대표하며, 젊은 시절엔 천재 소설가였으며 얼마전엔 일본 카미카제 특공대를 주제로 한 영화의 각본/제작총지휘까지 맡은 만능 일꾼, 동경도지사 이시하라 신타로씨의 자살한 마츠오카 장관에 대한 평가가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사무라이였다"

우리는 여기서 일본문화에 대한 한 가지 선입관을 깨야한다. 일본의 만화나 영화, 그리고 소설을 접한 사람들은 일본의 '사무라이'라면 주군을 위해 목숨을 바치거나, 의리와 충절을 최고로 여기며 잘못에 대한 책임을 질때는 칼로 배를 가르는 '할복'을 연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본최고의 문학상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이시하라 도지사가 인정한 일본의 사무라이란 어떤 부류의 사람인가?

헌금을 남용하며, 미네랄 워터와 스토브사용에 연간 500만엔을 쓴다고 뻔한 거짓말을 했다가 야당에게는 '석탄때며 사냐?' 며 비웃음과 개망신을 당하고 물장수에게는 허위사실 유포한다고 위협까지 당하다 궁지에 몰려 목을 메어 자살한 사람이 바로 '사무라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얼떨결에 생긴 선입견을 버리고 일본인, 그것도 한 시대를 풍미한 대문호가 가르쳐주는 '사무라이'의 정의를 깊이 머리속에 새겨두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요즘 일본의 젊은이들은 너무 나약해 졌다고 걱정하는 일본의 어른들을 위해서도, 앞으로도 일본사회에 많은 '사무라이'들이 나타나길 간절히 기원하는 바이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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