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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7.03 13:33 수정 : 2007.07.03 15:49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국의 히로시마(廣島)와 나가사키(長崎) 원자폭탄 투하를 당연시한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일본의 규마 후미오(久間章生.66) 방위상이 3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게 사의를 표명, 수리됐다.

규마 방위상은 지난 주말 강연에서의 발언이 파문을 빚자 발언을 철회하며 사과했으나 야당측이 일제히 파면을 요구하는 등 비난 여론이 고조됨에 따라 오는 29일 참의원 선거에 대한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인책 사임한 것으로 분석된다.

연금 기록 문제 등으로 가뜩이나 궁지에 몰려 있는 아베 총리는 규마 방위상의 사임으로 발언 파문을 조기에 진정시킨다는 생각인 것으로 관측되지만 임명 책임을 둘러싼 야권의 공세로 참의원 선거에 대한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작년 9월 아베 내각이 발족된 뒤 9개월여 사이에 각료가 경질되기는 3번째다. 앞서 사다 겐이치로(佐田玄一郞) 전 행정개혁상이 정치자금 문제로 작년 12월 사임했으며, 지난 5월에는 마쓰오카 도시카쓰(松岡利勝) 전 농수산상이 역시 정치자금 의혹 문제로 자살했다.

규마 방위상은 이날 아베 총리에게 사의를 표한 뒤 기자단에게 "(발언에 대해) 좀처럼 이해를 얻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총리에게 '스스로 매듭을 짓고 싶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여러가지 일을 했는데 매우 유감이다"며 사의를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규마 방위상은 지난달 30일 지바(千葉)현 가시와(柏)시 레이타쿠(麗澤)대학에서 가진 강연에서 "(원자폭탄이) 나가사키에 투하돼 비참한 상황을 맞았지만 그것으로써 전쟁이 끝났다는 점에서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것에 대해 미국을 원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원폭 투하가 소련의 대일 참전을 저지하는 목적도 있었다고 설명하면서 "잘못했으면 홋카이도(北海道)도 소련에게 먹힐 뻔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당초 그의 발언에 대해 "미국의 당시 생각을 소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문제가 없다는 인식을 보였다. 그러나 나가사키(長崎) 시장이 3일 상경해 직접 항의를 전달하고 연립 파트너인 공명당이 사임을 압박하는 등 여권내에서도 비판이 제기됨에 따라 스스로 거취를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규마 방위상은 나가사키 2구 출신 중의원 9선 의원. 도쿄대를 졸업한 뒤 농수산성 관리와 나가사키현 의회를 거쳐 중앙 정계에 진출했으며, 방위청 장관과 자민당 간사장 대리, 총무회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아베 내각 출범시 재차 방위청 장관에 취임한 뒤 금년 1월 방위성으로 승격됨에 따라 초대 방위상이 됐다.

이홍기 특파원 lhk@yna.co.kr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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