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7.08.04 14:48 수정 : 2007.08.04 14:48

"신사 성격과 안맞고 관계국과 화근 될 것"

히로히토(裕仁.1901~1989) 전(前) 일본 국왕이 야스쿠니(靖國)신사에 A급 전범을 합사한데 대해 "전사자의 영혼을 위무한다는 신사의 성격이 변한다" "전쟁과 관련이 있는 나라와 향후 깊은 화근을 남기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고 교도(共同)통신이 4일 보도했다.

히로히토 전 일왕의 이런 우려는 최측근이었던 고(故) 도쿠가와 요시히로(德川義寬) 시종장이 시인인 오카노 히로히코(岡野弘彦.83)씨에게 말하면서 공개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히로히토가 야스쿠니신사에 A급 전범 합사에 불쾌감을 표시했다는 사실은 도미타 도모히코(富田朝彦) 전 궁내청장관의 메모 등을 통해 알려진 바 있으나 이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는 그동안 명확하게 전해지지 않았다.

오카노씨는 지난 1986년 가을께 친분이 있던 도쿠가와 시종장으로부터 합사에 대한 히로히토 국왕의 우려를 전해 들었다고 교도통신에 밝혔다.

통신에 따르면 당시 도쿠가와 시종장은 히로히토 전 국왕의 시(詩) 작품에 대한 상담을 위해 자신을 찾아왔고, 이 자리에서 "윗분이 A급전범 합사에 대해 반대한다는 생각을 갖고 계신다. 이유는 두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도카가와 전 시종장은 "하나는 나라를 위해 싸움에 임했다 전사한 사람들의 영혼을 위무하기 위한 것이란 (야스쿠니신사의) 성격과 맞지 않은 것이고, 또 하나는 전쟁과 관련이 있는 나라와 장래에 깊은 화근을 남길 우려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1985년 8월 15일(일본 패전일)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당시 일본 총리는 각료와 함께 총리로서 처음으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었다. 이후 한국과 중국 등이 강하게 반발, 이듬해 8월 15일에는 참배를 하지 않았다.

히로히토 전 일왕은 2차대전이 끝난 뒤 모두 8차례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으나 A급 전범 합사 사실이 드러나기 전인 1975년 11월이 마지막이었다. 합사는 1978년 10월 비밀리에 이뤄졌고, 이런 사실은 이듬해 4월 언론 보도로 알려졌다.

현 아키히토(明仁) 일왕은 즉위 이후 단 한차례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지 않았다.

최이락 특파원 choinal@yna.co.kr (도쿄=연합뉴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