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9.25 14:43
수정 : 2007.09.25 21:28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71) 일본 자민당 총재가 25일 제91대 일본 총리로 확정됐다.
후쿠다 총재는 이날 낮 중의원의 차기 총리 지명 선거에서 총 투표수 477표 가운데 338표를 확보, 117표를 얻은 제1야당 민주당의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대표를 누르고 총리로 지명됐다.
참의원도 이날 오자와 대표를 차기 총리로 지명했으나 양원협의회에서 총리 지명자 단일화에 실패, 중의원 결의를 우선하는 헌법 규정에 따라 후쿠다 총재를 차기 총리로 확정됐다. 복수 총리 지명 문제로 인해 양원협의회가 열린 것은 9년만이다.
앞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각료회의를 열고 내각 총사퇴를 의결했다.
후쿠다 총재는 부친인 고(故) 후쿠다 다케오(福田赳夫) 전 총리에 이어 사상 처음 부자(父子) 총리의 기록을 세우게 됐다. 70세 이후의 고령에 총리로 취임하는 것은 1994년의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당시 70세) 전 총리 이후로는 최초다.
후쿠다 신임 총리는 이날 오후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전 외상을 관방장관으로, 고무라 마사히코(高村正彦) 전 방위상을 외상으로 임명하는 등 새 내각을 구성했다.
후쿠다 총리는 도카이 기사부로(渡海紀三郞) 전 문부과학성 부대신을 문부과학상에,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방위청 장관을 방위상으로 임명했다.
그러나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전 재무상, 하토야마 구니오(鳩山邦夫) 전 법무상,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 전 후생노동상, 와카바야시 마사토시(若林正俊) 전 환경상,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전 경제산업상 등 나머지 아베 내각 2기 각료들은 모두 유임됐다.
하토야마 법무상과 아마리 경제산업상은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아소 전 간사장을 지지했던 인사들이어서 이들의 유임은 아소 전 간사장에 대한 배려 인사로 풀이된다.
새 내각 인사가 신임 각료 2명, 자리 교체 2명 등 아주 소폭에 그친 것은 아베 총리 2기 내각이 출범 한 달밖에 지나지 않은데다 임시국회가 개회 중인 점을 감안, 변화보다는 안정을 중시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후쿠다 총리는 아베 전 총리와는 달리 아시아 중시 외교를 강조하고 대북 압력 대신 대화를 중시함에 따라 한일 관계 및 북일 관계 진전 여부가 주목된다.
후쿠다 내각은 출범과 동시에 11월 1일 기한이 만료되는 테러대책특별조치법 연장이라는 난제를 맞이하게 됐다.
후쿠다 총리가 테러대책법 연장에 실패하면 인도양에서 미국 군함 등에 급유지원 활동을 하는 해상자위대의 철수가 불가피하게 되는데다 향후 정국의 주도권을 민주당에게 내주면서 국정장악력이 급격히 약화돼 조기 중의원 해산에 이은 총선거 정국으로 급변할 가능성이 있다.
또 지난 7.29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의 참패 요인이 된 도시와 지방간의 격차 문제의 개선과 연금기록부실 문제, 정치자금 투명성 제고 방안 등도 후쿠다 내각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다.
이번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선전했던 아소 다로(麻生太郞) 전 간사장은 후쿠다 신임 총리의 입각 요청에 대해 "후쿠다 총리를 지지하지만 입각은 도리에 어긋난다"고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이락 특파원
choinal@yna.co.kr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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