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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헤이 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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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혐의 체포된 니헤이 에무
정치권 뒷돈 로비 ‘시한폭탄’
미모·거짓말로 정계 후원얻어
지난달 26일 니헤이 에무라는 31살의 여성이 공범 3명과 함께 도쿄지검 특수부에 체포됐다. 도쿄의 대표적 고급 상업지역인 오모테산도의 땅 300평 소유자의 위임장을 위조해 투자펀드 회사에 11억엔으로 팔아넘기려 한 혐의다. 그는 이미 별건의 부동산 사기로 5억5천만엔을 편취한 혐의도 받고 있다. 여기까지라면 굳이 도쿄지검 특수부가 나설 필요가 없는 단순 사기사건이다.
도쿄지검 특수부는 5억5천만엔 중 사용처가 불분명한 2억엔 이상이 정치권으로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집중수사 중이다. 지금까지 일본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보면 니헤이는 타고난 미모와 사교술을 바탕으로 권력을 이용해 자신이 손을 넣고 싶은 것은 물불을 가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치 ‘일본판 신정아’를 연상시킨다. 지난 12일 구속된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 뒤에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라는 든든한 배경이 있듯이, 니헤이 에무 이름 뒤에도 일본 여야의 유력정치인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수사 결과에 따라서는 일본 정계를 뒤흔들 수 있는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잡지사 기자였던 그는 2002년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방북 이후 일본인 납치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프리랜서 기자로 변신해 정계에 제법 이름을 알렸다. 그의 존재가 부각된 것은 2004년 4월로, 야마사키 다쿠로 전 부총재 등이 당시 정태화 북-일 국교정상화 담당대사와 고이즈미 총리 2차 방북을 위한 사전협상을 할 때 비서 역할로 동행했다.
그는 타고난 본성을 발휘해 야마사키 의원의 환심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야마사키 의원 사무실에 갑자기 찾아가 “야마사키 선생의 여성 스캔들은 누명을 쓴 것이다. 내가 풀어주겠다. 큰 병원을 운영하는 할아버지가 나카소네 전 총리와 친하고 야마사키 선생은 앞으로 큰 정치인이 된다고 듣고 자랐다”고 말했다. 그의 이런 얘기는 대부분 거짓말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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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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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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