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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토 마사히코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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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스카 핵항모 반대운동’ 고토 마사히코 변호사
“정부 내년 여름께 배치계획좌초땐 방사능오염 가능성” 일본 군항 도시 요코스카시가 미국 핵항모의 배비를 놓고 술렁거리고 있다. 주일 미 해군사령부가 있는 요코스카 기지는 미 항모의 유일한 해외 모항이다. 미드웨이, 인디펜던스에 이어 이곳에 배치된 3대째 재래식 항모인 키티호크(1961년 취역)가 니미츠급 원자력추진 항모 조지워싱턴(1992년 취역, 배수톤 최대 10만4천)으로 바뀔 예정이어서 핵항모의 안전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니미츠급 항모는 전기출력 백만킬로와트인 상업용 원전의 20% 열출력을 갖는 경수로 2기가 탑재돼 동력원으로 쓰인다. ‘원자력항모의 요코스카 모항문제를 생각하는 시민의 모임’ 공동대표인 고토 마사히코(47) 변호사를 지난달 19일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핵항모의 모항에 반대운동을 벌이는 이유는? “내년 여름이면 현재의 디젤추진 항모를 교대해서 핵항모가 온다. 만일 대형지진이나 해일 등으로 접안중인 항모가 좌초하거나 유사시 냉각장치를 가동시키는 보조전원을 확보할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지면, 수도권 외곽의 인구 밀집지역이라 엄청난 일이 벌어진다. 큰 사고가 터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방사능 오염문제가 있다. 그래서 지난 10년간 반대운동을 펼쳐 왔다.” -지난 4월에 항만준설 공사 중지를 요구하는 소송을 내고 9월에 공사중지 가처분신청을 낸 배경은?
“핵항모는 바닷물을 끌어들여 원자로를 냉각시키는 구조로 돼 있다. 수심이 얕으면 모래 등이 들어와 바닷물 취입장치가 막혀버릴 우려가 있다. 같은 크기의 재래식 항모보다 수심이 2미터 정도 깊지 않으면 안 된다.” -미 해군의 원자력 추진장치에서 큰 사고가 터진 전례가 있나? “죽음의 재나 방사능 유출로까지 이어진 것은 없지만 사고들은 많이 있었다. 예를 들어 미국의 핵항모 스테니스는 1999년 샌디에이고 인근 해역 항해중에 해수흡입구로 진흙 찌끼 같은 것이 들어와 원자로의 멜트다운 위험이 발생하기도 했다. 미국 시민단체 활동가들의 도움을 얻어 미군 함정의 원자로 관련 자료를 얻으려고 노력했지만 아주 어렵다. 미 해군은 기본적으로 원자로 관련 정보를 일체 공개하지 않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일본 정부도 제대로 된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는 얘기냐? “일본 정부는 재판에서 미국으로부터 원자로에 관한 구체적 정보를 받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도 안전하다는 미국의 통보만으로 문제없다고 얘기한다. 일본 정부가 자국민 보호, 안전을 위한 권리를 망각한 중대한 주권포기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매국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원자력 발전소 건설이라면 도쿄 인근에 허가될 리가 없다.” -군사문제는 전문적 영역의 지식이 필요한데 어떻게 감당하나? “변호사 새내기 시절에 미국의 국가환경정책법(NEPA)이라는 제도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연방정부가 추진하거나 자금을 대는 국가프로젝트에 대해서는 환경영향평가라는 절차를 거치게 돼 있다. 그 법을 근거로 요코스카 문제를 미국 사법부에 제소하자는 기획이 있어 내가 일본쪽의 주임변호사를 맡았다. 그 때부터 미 해군에 관한 정보를 많이 다뤄왔고 재판이 끝난 후에도 정보공개법으로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공부했다.” 요코스카/글·사진 김효순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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