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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자키 마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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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세보 지킴이 시노자키…미 함정 민간항구 출입 ‘경계’
나가사키현의 사세보는 요코스카와 함께 미 7함대의 주요 함정이 배비돼 있다. 요코스카가 항모, 7함대 기함 블루 릿지 등을 포함한 수상함정과 잠수함의 모항이라면 사세보는 강습상륙함 에섹스 등 상륙함대의 모항이다. 유사시 상륙함대는 오키나와 주둔 3해병원정군 병력을 태우고 인도양이나 아라비아해로 이동해 기동타격대 구실을 한다. 미국의 군사전략에서 오키나와의 해병대, 사세보의 상륙함대, 이와쿠니의 해병대항공기지는 한 묶음으로 움직이게 짜였다. 사세보는 청일전쟁이나 노일전쟁 때 한반도와 대륙으로 나가기 위한 일본의 전진기지였다. 한국전쟁이나 베트남전쟁 때는 미 해군의 주요한 거점 구실을 했다. 시노자키 마사토(60·사진)는 군사문제에 관한 한 이 지역의 ‘향토 사가’이다. 민간회사에 오래 근무하다 퇴직한 그의 현재 직함은 ‘사세보 군사문제 연구회’ 사무국장 또는 림피스 편집위원이다. 규슈 시고쿠 등 오사카를 기점으로 해서 서쪽지역의 언론들이 군사문제를 다룰 때는 수십년에 이르는 현장관찰을 통해 형성된 그의 논평이 자주 인용된다. 그가 군사문제에 매달리게 된 배경은 우선 향리에 대한 애착과 관련이 있다. 베트남전 종전으로 사세보 기지는 군사적 부담이 확 줄었다가, 옛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레이건 행정부의 대소 강경책으로 다시 군확 기조에 휩쓸리게 된다.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가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건지 불안을 느낀 그는 1982년 무렵 연구모임을 만들었다. 그 모임이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고 한다. 그가 말하는 정보 수집의 ‘3대 기둥’은 먼저 눈으로 보고, 인터뷰 등을 통해 물어보며, 관련 문서를 찾는 것이다. 수시로 항구에 나가 새로 정박한 함정이나 출항한 함정을 육안으로 확인하며 사진 촬영을 한다. 쉽게 접근하려고 선박면허까지 땄다. 제한 같은 것이 없느냐고 묻자 “일본 주권이 미치지 않는 곳이 아니라 일본 주권이 행사되는 곳에서 하는 것이니까 전혀 문제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군 관계자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했다. 지역의 미군사령관이 테니스를 좋아한다는 얘기를 듣고는 맹렬히 연습을 해 테니스 동료가 됐다. 그가 오랜 기간 기지 감시 운동을 펼쳐 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그것을 이유로 대화 자체를 배제하지 않는다고 한다. 신분을 밝히고 알고 싶은 것을 물으면, 그들이 얘기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는 답변을 해준다고 말했다. 에섹스가 2000년 7월 사세보를 모항으로 쓰기 위해 처음 입항하려 했을 때 시노자키는 항의시위를 주도했다. 당시 시위를 다룬 〈성조〉지는 기지 대변인의 말을 빌려 “그들은 스스로 원하는 것을 할 수 있으며 우리는 그들의 권리를 존중한다”고 전했다. 그는 미 해군 함정이 지난 수년간 일본의 중소규모 지방항구에 입항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점을 주시하고 있다. 미국은 주변사태법 등 일본의 대미동맹 강화조처에 따라 유사시 일본의 민간항구나 비행장을 군사적 목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미 함정이 기항한 적이 없는 중소 항구도시의 자치체들은 외무성으로부터 함정의 입항 예정 통보를 받으면 상당히 당황한다고 한다. 미 해군이 공식적으로 밝히는 입항 목적은 장병들의 휴양이나 관광, 또는 친선방문이다.시노자키는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지역에서 긴급사태가 발생해 민간항구를 쓰게 될 경우에 대비해 항구의 구조, 접안시설 상태, 수심, 보급시설의 유무 등 다양한 자료를 모으기 위한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추정이다. 사세보/글·사진 김효순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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