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6년 5월 일본 오키나와현 현청 소재지 나하의 요기공원에서 1200여명의 오키나와 주민들이 비를 맞으며 일본 정부의 미군기지 재배치 계획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이들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오키나와 방문을 앞두고 오키나와에 집중 배치돼 있는 미군기지에 항의하며 시위에 나섰다. 오키나와/AFP 연합
|
[주일미군과 시민사회] (하) 지자체가 앞장선다-오키나와현·기노완시
오키나와는 미군기지로 덮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 전체의 0.6%에 불과한 오키나와에 전용시설 면적으로 따지면 74.6%가 몰려 있다. 오키나와현청의 홈페이지(www.pref.okinawa.jp)에 들어가면 목적별 메뉴 가장 아래쪽에 기지 항목이 있고 하위항목에 미군기지와 반환지 이용이 나온다. 다시 미군기지로 들어가면 관련 자료들이 제법 올라 있다. 〈오키나와의 미군 및 자위대기지〉(2007년 3월), 〈오키나와 미군기지의 모습〉, 〈오키나와의 미군기지〉(2003년 3월) 등이 그것이다. 지사 직속 ‘전담부서’ 편성…누리집·책자로 현황 알려
소음피해 접수전화 24시간 가동·정보분석 인력 배치
|
기노완 시청사 옥상에는 헬기 조종사가 비행 중 볼 수 있도록 ‘우리의 도시 위를 날지 말라, 미군 헬기는 바로 나가라’는 대형 구호가 붉은색과 푸른색 페인트로 쓰여져 있다. 기노완시 제공.
|
미 해병대항공군의 후텐마 비행장이 도시의 중심부를 차지하고 있는 기노완시청에는 기지섭외과와 기지반환터대책과 등 2개의 과로 이뤄진 기지정책부가 있다. 오키나와의 자치체 가운데 부 단위의 기지전담부서를 둔 곳은 이곳이 유일하다고 이하 야스가쓰 기지섭외과 계장은 말했다. 후텐마 기지는 2800m의 활주로가 있으며 해병대가 쓰는 헬기와 헬기 전용 급유기 등 71기의 비행기가 상주해 있다. 2004년 8월에는 CH-53D 헬기가 시내의 오키나와국제대학 본관 건물에 충돌해 추락 연소한 사건이 발생했다. 다행히 여름방학 기간 중이라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미군이 군사목적 조사가 우선이라고 일본 경찰의 현장 조사를 거부해 주권침해 논란까지 빚기도 했다. 후텐마시는 새벽과 야간비행의 중지, 주택가 선회비행 훈련의 중지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으나, 미군 쪽은 뚜렷한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시는 기지피해 비상전화를 운영한다. 미군 헬기는 밤 9시, 10시에도 주택가 위를 비행한다. 오후 5시가 되면 직원들이 퇴근을 하기 때문에 소음 피해에 시달리는 시민들은 전화의 자동응답기에 불만 사항을 녹음으로 남긴다. 직원들이 아침에 나와서 시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정리해서 매일 팩스로 보낸다. 수신처는 즈케란에 있는 해병대사령부 안에 설치된 외교정책부(G5)다. 외교정책부는 96년 후텐마 기지를 반환키로 합의했을 때 미군 쪽의 창구로 만들어진 기구지만 일체 반응이 없다고 한다. 이하 계장은 작년에 시장 명의로 태평양군사령부 주일미군사령부 태평양해병대사령부 등에 후텐마 기지 문제의 해결을 촉구하는 문서를 보냈을 때 처음으로 노력하겠다는 답변이 왔지만 현상은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청사 옥상에는 “우리의 도시 위를 날지 말라. 미군 헬기는 바로 나가라”라는 영문 구호가 있다. 기지정책부의 한 직원이 헬기 조종사들이 볼 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을 내 2005년 12월 가로 42m, 세로 8m의 공간에 페인트로 쓴 것이다. 기노완시는 미국의 기지정책, 국방정책 등에 대해 독자적으로 정보를 수집한다. 영어에 능통한 직원을 따로 채용해서 미 국방부, 태평양군사령부, 오키나와해병대사령부 괌행정부 등 군사 관련 사이트를 수시로 조사하고 〈성조〉지 기사도 면밀히 보고 있다. 미 국방부 등에 직접 정보청구를 요구한 사례가 있는지 묻자, 이하 계장은 직접은 아니지만 비영리법인 ‘피스데포’에 위탁을 해 ‘해외기지재검토 심의위원회의’의 활동 보고서 등을 따로 입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 정부에서 가치가 있는 정보가 오기도 하느냐”는 물음에는 웃으며 없다고 말했다.
|
주일미군과 시민사회
|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