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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5.09 19:30 수정 : 2008.05.09 19:30

초호화판 건물 세우며 ‘부잣집 재수생 잡기’ 경쟁 치열

“신주쿠의 야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월세 20만엔(202만원)의 고급 학원 기숙사에서 대입준비를 한다.”

일본 수도권의 3대 대형학원들이 4월 잇따라 고층의 호화판 교사를 증·개축했다. 차별화된 수험서비스를 내세우며 학생 확보에 나서는 마케팅 전략이다.

‘요요기제미널’은 신주쿠역에서 4분 거리에, 전망 좋은 기숙사까지 딸린 26층짜리 새 교사를 마련했다. 18층 이상에 자리잡은 학생 기숙사의 각 방에는 통유리창이 설치돼 메이지신궁과 도쿄타워 등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맑은 날에는 후지산까지 볼 수 있다. 15평짜리가 연간 239만엔, 8평짜리가 연간 189만엔이나 하는 등 상당히 비싼 가격이다. 학비 70만~80만엔을 포함하면 연간 300만엔 안팎의 학원비가 든다. 그럼에도 정원(91명)의 3배 가까운 250명이 몰려 추첨을 거쳐 입실자를 선정했다고 학원 쪽은 밝혔다.

학원 쪽은 신축 교사 안에 강사를 밤 10시까지 대기시켜, 학생들이 공부하다 모르는 부분은 언제든지 물어볼 수 있도록 했다. 16층에는 공중정원까지 만들어놓았다.

‘가와이주쿠’는 도쿄대 지망생을 대상으로 한 교사를 도쿄대 혼고캠퍼스 근처에 신축했다. 벽돌외장과 수직창 등 도쿄대의 명물인 야스다 강당을 본땄다.

현역 도쿄대생에게서 직접 수험과정에 대한 얘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도쿄대 교수의 강연회도 제공한다. ‘슌다이예비교’는 오차노미즈의 본부 교사(5층)를 11층으로 개축했다.

학원들의 고급화는 재수생 수 격감에 따른 고육책이다. 1990년께 33만명에 달했던 일본 재수생은 최근 5만명으로 크게 줄어, 학원들이 학생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소자화’(출생률 저하)로 전체 대학 지원자 수가 모집정원을 밑도는 ‘대학 전원입학’ 시대가 도래한 탓이다.

교육평론가 와다 하루키는 <마이니치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과거와 달리 이제는 일류대를 가고 싶어하는 학생들만 재수를 한다”며 “따라서 현재 학원들은 명문대를 지망하는 부잣집 재수생을 빼앗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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