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일 태왕사신기 프리미엄 이벤트 참석
30일 오후 일본 오사카 간사이 국제공항은 배용준 한 사람을 위한 공간이나 다름없었다. 공항 측은 수많은 인파를 관리하기 위해 며칠 전부터 비상체제에 돌입했고 이날엔 사설 경호원 200여 명을 비롯해 경찰 등 총 400여 명의 경호인력이 동원됐다. 29일부터 일본 미국 중국 홍콩 대만 등에서 수많은 팬들이 몰려들자 안전사고를 우려한 공항 측은 입국 게이트 가까운 곳에 앉기를 원하는 팬을 위해 1천여 장의 번호표를 나눠주기도 했다. 공항 측은 또 입국 게이트가 잘 보이는 공항 2층 통로 유리는 종이 등으로 가렸다. '그'를 보기 위해 갑자기 2층 통로로 사람들이 몰려들 경우 생길지 모를 안전사고를 막기 위한 것이었다. 한류 열풍을 일으킨 '욘사마' 배용준(36)이 30일 오후 드라마 '태왕사신기'의 출연진ㆍ제작진과 함께 5천여 명의 환호 속에 일본을 공식 방문했다. 오사카 공항 측은 "공항이 생긴 이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 적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배용준은 함께 입국한 일행과 함께 내달 1일 오사카 교세라 돔에서 열리는 '2008 태왕사신기 프리미엄 이벤트'에 참석한다. 이날 이벤트에는 3만5천여 관객이 참석할 예정이며 행사는 위성생중계로 일본 전역 13개 극장에서 전파를 탄다. 배용준 일행은 이 행사 후 4일 도쿄에서 NHK가 주최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NHK 특별 방송도 녹화한다. 배용준이 일본을 공식 방문한 것은 2005년 8월 사이타마현 슈퍼아레나에서 열린 영화 '외출'의 프리미어 이벤트 이후 처음이다. 배용준은 비공식적으로는 자신이 운영하는 한국전통음식점 '고시레'를 홍보하기 위해 수차례 일본을 방문해왔다. 아시아권에서 몰려 온 팬들은 입국 게이트 주변은 물론 공항 입국장의 대부분을 차지한 채 배용준이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공항 측이 미리 설치한 지정 구역에 질서정연하게 자리 잡은 팬들은 '태왕사신기 대성공 축하해요', '오사카에 잘 오셨어요' 등이 적힌 종이 팻말을 들고 '욘사마'를 환영했다. 오후 4시55분 배용준이 김종학 PD, 문소리, 이지아 등에 이어 모습을 드러내자 공항은 떠나갈 듯한 환호로 가득 찼다. 청바지에 재킷 차림을 한 배용준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팬을 향해 손을 흔들었고, 직접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자신을 향해 열광하는 팬들을 찍기도 했다.공항 측의 통제로 입국장에 들어가지 못해 공항 밖에서 발을 동동 구른 40대 여성 구미코 다카하시 씨는 "욘사마의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모든 것을 좋아한다. 일부 팬들은 이틀 전부터 이곳에 와서 욘사마를 기다렸다. '태왕사신기'도 최고의 드라마다"라고 말했다. 운 좋게 입국 게이트 주변에 자리잡은 나카지마 미치코(56)씨는 "'겨울연가'를 보고 배용준 씨를 좋아하게 됐으며 오늘 오전 6시부터 이 곳에서 기다리고 있다"며 "'태왕사신기' 전편을 모두 봤다"고 말하기도 했다. 언론의 관심도 뜨거웠다. 후지TV, TBS, 닛칸스포츠 등 일본 언론 취재진 200여 명이 공항에 나왔으며 후지TV는 배용준의 입국을 앞두고 이날 오전 공항 실황을 방영하기도 했다. 배용준의 방일은 간사이 공항 뿐 아니라 오사카 지역 전체에도 큰 파급효과를 미쳤다. 배용준의 소속사인 BOF에 따르면 배용준을 보기 위해 모여든 많은 팬들로 인해 오사카 내 주요 호텔은 대부분 예약이 끝난 상황이며, 한국에서도 백 여명이 넘는 팬들이 오사카를 방문했다. 오사카 호텔 관계자들은 "지금이 1년 중 가장 비수기인데, 배용준 때문에 이벤트장 주변 거의 모든 호텔들은 예약이 끝났다"며 "이런 사례는 드물다"고 말했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 (오사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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