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반응, 기자들은 일제히 힐난성 질문 쏟아내
일본 정부는 미국 정부의 독도 주권 표기 원상회복 조처에 대해 냉정한 태도를 취했으나, 일본 언론들은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마치무라 노부타카 관방장관은 31일 정례 기자회견 첫머리에 “일개 기관의 조처일 뿐”이라며 “이번 홈페이지상의 기술이 미국의 입장 변경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그는 또 후쿠다 야스오 총리가 미국 정부에 액션(항의)을 취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 왜 필요한가”라고 되물었다. 또 사전에 미국 정부로부터 통보를 받았는지 묻는 질문에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조처는 미국 정부의) 결론이 아니다. (독도의) 귀속 국가에 대해 미 정부는 중립적인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가 조용한 대응을 주문하는 것은 이미 엎질러진 물을 재론해 봤자 동맹국인 미국과의 관계만 헝클어질 뿐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본 기자들은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일본 정부의 소극적인 대응에 일곱 차례나 신랄한 질문을 퍼부었다. 가장 첨예하게 맞부딪친 부분은 마치무라 장관이 “미국 정부의 일개 기관이 한 것에 너무 과도하게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답한 부분이었다. 기자들은 “일본 고유의 영토인 북방 영토나 센카쿠 열도가 다른 나라 영토와 일본 영토로 병기되거나 다른 나라 영토라고 표기된다면 과민한 대응이라고 할 것인가”라고 질문을 이어갔다. 그는 “별로 실태가 없는 것일뿐더러, 가정적인 일에 어떻게 될지 여기서 얘기해 봤자 실익이 없다”고 질문 자체를 일축했다. 그는 또 “일본은 냉정한 자세를 요구해 왔지만 결과적으로 강경 자세를 취해온 한국 정부만 이롭게 하는 결론이 나오려 한다”는 힐난성 질문에 “아직 결론이 나오려는 게 아니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 우선 중간적 표기로 돌아갔을 뿐이다. 앞으로 (미국 정부가) 어떤 결론을 낼지 지켜보는 게 좋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한겨레 관련기사]▶ 부시, 우호적 방한 분위기 조성 ‘긴급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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