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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태평양전쟁중 한센병 환자 집단 학살 |
일본이 태평양전쟁중 점령하고 있던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나우루에서 일본군이 현지의 한센병 환자 39명을 보트에 태워 바다로 보낸 뒤 포격과 총격으로 학살했던 실상이 밝혀졌다고 교도(共同)통신이 7일 보도했다.
일본 간토(關東)학원대 하야시 히루후미(林博文) 교수가 호주의 국립공문서관에 소장된 BC급 전범 재판 기록 등을 통해 밝혀낸 것으로, 나우루 한센병 환자 학살 사건을 구체적으로 입증하는 문서가 발견되기는 처음이다.
통신 보도에 따르면 호주가 위임통치하던 나우루를 1942년 점령한 일본군은 격리중인 한센병 환자들이 미군 공습으로 도주할 것을 우려, 현지의 해군 제16 경비대가 다른 섬으로 이송한다고 속여 환자들을 보트에 태워 바다로 유인한 뒤 포격해 침몰시켰으며, 익사를 피한 환자들은 총으로 사살했다.
당시 희생된 환자는 11세부터 69세로 남자 24명, 여성 15명이다.
호주는 전후에 현지 주민들의 증언을 토대로 조사에 착수, 사건에 관여한 일본 군인들 가운데 전사를 면했던 군조장(주임상사)과 포격을 담당했던 하사관을 전범 재판에서 기소, 종신형을 선고받도록 했다.
하야시 교수는 "태평양전쟁중 많은 한센병 환자가 기아 등으로 숨진 것은 알려져 있지만 일본군이 학살행위까지 저질렀음을 보여주는 사료가 발견되기는 처음"이라면서 전쟁중 태평양 지역에서 일본군이 했던 행위는 소상히 파악되지않아 앞으로도 진상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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