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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소 내각 지지율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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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55년 자민당 장기집권] (상) 무르익는 정권교체
1955년 창당 이래 1993년 비자민 연립정권 때를 제외하고 일본 정치를 지배했던 자민당 독주체제가 끝을 향해 치닫고 있다. 10일 일제히 발표된 각 언론기관의 여론조사에서 아소 다로 내각은 지지율이 ‘정권퇴진’ 선으로 일컬어지는 20% 넘는 곳이 한 곳이 없을 정도로 국민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3차례의 걸쳐서 무르익은 정권교체, 제1야당인 민주당의 집권 능력과 정책 등을 긴급 검검한다. 잦은 발언번복 아소총리 지지율 하락 ‘1등 공신’경기대책으로 역전의지 불구 국민70% “기대안해” <아사히신문>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를 보면 내각지지율은 14%로 1월 조사에 비해 5%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비지지율은 72%로 5%포인트 껑충 뛰어올랐다. 이는 2001년 2월 모리 내각(9%) 이후 가장 낮은 지지율이다. 퇴진 직전의 아베 신조 내각(2007년 7월 26%) 후쿠다 내각(2008년 5월 19%)보다도 낮다. 다른 언론 조사에서도 18%(엔에이치케이), 18.1%(교도통신), 19.7%(요미우리신문) 등으로 아소 내각 지지율은 추락세를 멈추지 않았다. 비지지율은 모든 조사에서 지지율보다 3.5배 가량 높은 70%를 넘어섰다. 특히 <요미우리신문> 조사 결과 자민당 26.8%(지난번 조사 29.3%), 민주당 28.3%(25.2%)로 나타나는 등 일제히 민주당이 자민당을 추월해, 자민당의 위기감은 한층 높아졌다. 아소 총리와 가까운 참의원 의원은 “선거일이 다가와서야 민주당이 자민당 지지율에 육박하는 게 보통이었는데 현재 시점에서 민주당에게 역전된 것은 두려운 일이다”라고 말했다고 요미우리가 전했다. 다른 자민당 참의원 의원도 “‘100년에 한번의 경제위기’라지만 자민당도 100년에 한번의 위기다”라고 한탄했다. 연립정권 파트너인 공명당 간부도 “만회하기에는 괴로운 수치”라며 한숨을 내쉬었다고 아사히가 전했다.
내각 및 자민당 지지율 추락에 가장 큰 공헌을 한 사람은 아소 총리다. 한자조차 제대로 읽지 못해 시작된 총리 자질 논란은 1만2천~2만엔씩 전국민에게 공짜로 나눠주는 ‘정액급부금’과 우정민영화 등 주요 정책사안을 둘러싼 잦은 발언번복을 거치면서 눈덩이처럼 확산됐다. 특히 지난 6일 국회답변에서 “나는 우정민영화 반대론자였다”라며 “4개 분사론은 수정돼야 한다”고 난데없이 주장하자 여당 안에서조차 비판이 비등했다. 그는 다시 9일 “나는 찬성했다”며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 개혁의 근간이자 자민당 정통성의 상징으로 거론되는 우정민영화 관련 발언은 자민당 안에서는 자폭발언이라는 분위기가 강하다. 그의 잦은 무소신 발언소동은 ‘아소의 법칙’(도쿄신문)이라는 지적을 받을만큼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지난해 9월 총재선거에서 높은 국민적 인기를 얻고 있던 아소를 총리로 추대해 선거승리로 이어가고자 했던 자민당의 선거전략은 근본부터 흔들리게 된 것이다. 아소 총리는 9일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최대관심사는 경기대책이다”라며 “그 점에 초점을 맞춰 앞으로도 일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혀 전세역전 의지를 보였다. 4월 중하순까지 경기대책이 포함된 2009년 예산관련법안을 중의원에서 통과시켜 지지율을 높인 뒤 총선에 돌입한다는 게 아소 총리의 복안이다. 그러나 아사히신문 조사에서 아소 총리의 경기대책에 대해 ‘평가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70%를 넘어섰다. 예산안 국회통과 뒤에도 내각 지지율이 높아지지 않을 경우 총선은 중의원 임기만료인 올 가을까지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자민당 안에서는 아소 총리를 중도하차시키고 다른 총리로 총선을 치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아베 신조-후쿠다 야스오 등 두명의 자민당 총리가 1년 만에 정권을 내팽개치듯 중도하차한 데다 ‘선거의 얼굴’로서 마땅한 대안도 떠오르지 않은 점이 자민당이 빠진 패착이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지금 같으면 민주당 단독과반도 가능” 이오 준 일본 정책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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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 준 일본 정책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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