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 “당내 조직력 우위” vs 오카다 “대중적 지지도 최고”
일본 제1야당인 민주당의 대표 선거를 이틀 앞두고 유력 후보로 거론돼 온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부대표와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간사장이 14일 각각 기자회견을 하고 출마 의사를 공식 밝혔다. 하토야마 간사장은 오전 당 본부에서 가진 회견에서 "자민당 정권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반드시 정권교체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대표 당선 시 측근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논란 끝에 대표직 사의를 밝힌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현 대표를 어떻게 대우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이 나라의 정권교체를 이끌어 내기 위해 적극적인 행동을 하길 기대한다. 새 지도부에 참가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꼭두각시 정권이 될 생각은 전혀 없다. 후계 지명은 없었다"고 오자와 대표가 자신을 차기 후보로 옹립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을 부정했다. 일본 언론은 조직력에서 앞서는 하토야마 간사장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가운데 대중적 지지도에서 앞서는 오카다 부대표가 추격하는 양상이라고 판세를 분석했다. 오카다 부대표도 오후에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 교체를 위한 선두에 설 것이다. 열린 당으로서 국민의 신뢰와 기대를 되돌려놓겠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이날부터 TV 프로그램 출연 등 언론과의 접촉을 늘리고 대표 선거의 유권자인 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했다. 하토야마 간사장은 대표 당선 시 오카다 부대표의 처우에 대해서는 "국민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만큼 중추적인 역할을 맡길 계획"이라고 말했다.아울러 그는 기업과 단체의 정치자금 제공 금지, 국회의원의 세습 제한, 중의원 비례대표 정수 80명 삭감 등의 정책도 발표했다. 소비세율 인상 문제에 대해서는 "격차가 큰 사회 현실에 국민이 고통받고 있다. 지금은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하토야마 간사장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고시이시 아즈마(輿石東) 참의원 의원회장과 회담을 하고 자신에 대한 지지를 확인했다. 오카다 부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새로운 지도자 아래서 새 출발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일본 최대 노동자 단체인 렌고(連合)의 다카키 쓰요시(高木剛) 회장을 방문, 지원을 요청했다. 오카다 부대표도 의원 세습 제한, 기업 및 단체의 정치자금 제공 금지, 지구온난화 방지 대책 등을 담은 공약을 발표했다. 하토야마 간사장측은 그가 이끄는 의원 그룹과 당내 최대 규모인 오자와 대표 지원 그룹, 그리고 구(舊) 사회당계열 그룹, 참의원 등의 조직력이 강한 만큼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오카다 부대표측은 중의원 의원 가운데 일정한 지지를 확보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지 확대를 위해 오카다 부대표측은 하토야마 간사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참의원 의원들에 대해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대중적인 지지도가 높은 오카다 대표를 만들어야 한다"고 집중 설득할 계획이다. 최이락 특파원 choinal@yna.co.kr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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