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의 `정치권의 영향`입니다만, NHK는 전쟁중에는 대본영의 선전 기관으로 충실했고 전쟁이 끝난 후에는 미 군정의 대변인 그리고 그 이후에는 1955년 이래의 집권 자민당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방송을 해 왔습니다. 몇년전,드물게도 NHK에서 `종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도큐멘터리를 제작 했습니다. 내용은 그 문제의 진상을 규명하려는 시민 단체의 민중 법정에 대한 이야기로 어느쪽에 편향적이 아닌 사실을 사실대로 다룬 내용이었죠. 그런데,당시 관방장관이던 아베신조(후일,수상에 오르는)가 프로듀서를 불러 `유감`을 표명하고 그 방송은 내용이 대부분 바뀌게 됩니다. 문제는 아베씨가 어디서 정보를 듣고 그런 행동을 취한게 아닌 NHK 자신의 먼저 `보여드렸다`는 점입니다.`검열`을 자청한것이죠. 그리고 여당에 대한 보도,야당에 대한 보도에서도 확연한 차이를 드러냅니다.여당에 불미한 일이 일어나도,이른바,해설 위원이라는 사람들은 짐짓 여당을 비판하고, 그런 여당을 견제하지 못하는 야당은 무엇인가 라는 말로 끝을 맺죠. 그리고 같은 정책을 내세워도 여당과 야당에 따라 그 정책에 대한 평가가 달라집니다.예를 들어,고속도로 무료화 또는 대폭 인하론을 야당이 내세웠을때는 그 재원과 다음 고속도로 건설을 위한 재원은 어디서 나오는가? 라고 철저히 비판하고, 여당에서 했을때는 (현재 주말,휴일에 일괄 천엥을 잠정적으로 실시중입니다.) 어려운 상황에서 열심히 정책을 펴고 있다. 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가 이 블로그에서 항상 말씀드리는,이른바,납치문제에 대해서도 그것을 일본 당국의 정치적 이용을 위한 `조선 때리기`에 그 어느 방송국보다 선두에 서서 열심인것도 NHK입니다. 두번째의 중도주의 라는 말입니다. 현안 문제를 치우치지 않게 보도해야 한다.라고 하지만,자신들의 의도대로 여론을 이끌고 그 안에서 중도주의를 표명하는것이죠. 이전 `옴진리교`에 의한 사건이 있었습니다.일종의 사이비 교주와 같은 사람이 교단의 간부들과 같이,세상을 새롭게 만든다고,사린 이라는 독극물로 일반인을 살상한 사건이죠.(자세한 내용은 지면상 생략합니다.) 그 사건으로 교주와 많은 간부들이 처벌 받았습니다만,문제는 아무것도 모르는 일반 신자들이었습니다. 이들은 그런 사건의 내용과는 별개로 때때로 교당을 찾아 명상등을 하던 사람들이죠. 그런데 사건이후,이런 일반 신자들이 그 교단에서 탈퇴한 이후에도 동네에서 배척을 받아 살곳이 없어지고, 이사를 해도 구청에서는 주민 등록을 받아주지 않으며, 그들의 자녀들이 의무 교육인 초등학교,중학교 입학도 거부당하게 되는 사태가 일어납니다. 여기에 대해 NHK계열 회사의 한 프로듀서가 이런 원래 신자의 입장에서 본 현상을 다큐멘터리로 만듭니다. 예를들어 시위대의 데모를 촬영 하면서 진압부대의 시선이 아닌 시위대의 시선으로 촬영하는것과 비슷합니다. 그후 거의 제작을 끝낸 이 다큐멘터리는 NHK에 의해 폐기당하고 그 계열 회사는 간부 전원이 물갈이를 당하며, 이 프로듀서는 해고됩니다.(형식은 사표 였지만 사실,해고 였습니다.) 사회적 범죄를 저지른 간부들을 상대로 한 내용도 아니고 한때 사정을 모르고 그 종교에 몸담았다는 이유로 기본적인 인권마저 차별받는 일반인들의 입장을 그린 내용이었습니다만, `어찌 그런 악당의 입장을 두둔하는 방송을 만들었나!`라는 추궁을 받은것이죠. 이전,영국과 아르헨티나 사이에 포클랜드 전쟁이 일어났을때 영국의 BBC는 아르헨티나의 어머니들이 이 전쟁으로 사망한 아들을 부여잡고 절규하는 내용의 방송을 내보냅니다.여기에 대해 당시 서슬 시퍼렇던 대처 정권은 애국심을 저해하고, 적국을 미화 한다는 이유로 그 방송을 자제하도록 BBC에 요구합니다. 여기에 대해 BBC는 `젊은 아들이 죽은 어머니들의 슬픔은 적군과 아군의 구별이 없는 인간애의 문제이다`라고 거절하고 대처 정권과의 싸움에서 자신들의 폴리시를 지켜냅니다. 이런 BBC와 일본의 NHK를 비교하는것은 웃지 못할 희극입니다. 얼마전까지 NHK에서 최고 인기 방송이었던 프로가 있습니다.직장인들이나 기술자들이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갖은 역경을 이겨내고 자신의 분야에만 충실해 결국은 후세에 회자되는 위대한 사람이 되고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고 산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주인공들은 아직도 생존해 있거나 현대의 사람들이었죠. 거기에 샐러리맨들은 열광했습니다. 하지만,그 프로는 거대한 함정이었다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국가가 어떤 불합리한 행동을 하건 사회가 어떻게 뒤틀어지고 부조리에 엉망이되건 가족을 희생하고 라도 국가에서,그리고 조직에서 시키는대로 눈 앞의 일만 열심히 하면 당신은 성공하는거다..그래서 이렇게 방송에도 나온다... 라는 멧세지를 느꼈기 때문이죠. 지난 겨울 이 방송을 만들었던 유명 NHK의 프로듀서가 체포되었습니다.시내의 옷가게에서 옷을 훔쳐나오다가 잡힌것이었죠.조사해보니 절도를 상습적으로 하던 사람이었습니다.더욱 어이 없던것은 이전에도 들킨적이 있었는데,`내가 누군지 아느냐? NHK의 간부다!! 내가 이가게 방송에서 까버리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 라고 큰소리를 쳤다고 하더군요. NHK의 디렉터 정도면 연봉 4000만엥, 프로듀서 정도면 5000만엥(약 5억 5천만원 이상) 정도입니다.일본의 샐러리맨 평균 연봉이 6~700 만엥이죠. NHK를 포함한 일본의 방송에서 배울것은 딱 두가지 입니다. 현 체제를 안정시키고 국민들이 순응하게 만드는 기술, 그리고, 그 처절한 상업성이죠. NHK의 회장이나 그 교수 분이 KBS를 걱정하는(?) 마음은 이해합니다만,거기에 왜 일본 NHK를 들먹이는지 알수가 없습니다.아니,그 마음 알기 때문에 더욱 슬퍼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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