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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민주당, 여당 거물 정치인 겨냥 ‘여성 자객’ 공천 |
일본 제1야당인 민주당이 8·30 총선에서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총리를 비롯한 여당의 거물급 정치인의 지역구에 여성을 중심으로 한 정치신인을 공천키로 하면서 성공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인선은 선거의 귀재로 불리는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전 당 대표가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최근 자민당의 극심한 지지도 정체와 맞물리면서 추이가 더욱 주목되고 있다.
앞서 지난 2005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당시 총리는 자신의 우정(郵政)민영화에 반발해 탈당, 무소속 출마한 의원들의 지역구 등에 여성 신인을 '자객'으로 투입해서 상당한 효과를 본 적이 있다.
민주당은 2일 현재 총 300개 지역구 가운데 267곳의 공천자를 선정했다. 먼저 주목되는 곳이 공동여당인 공명당의 오타 아키히로(太田昭宏) 대표의 지역구인 도쿄 12구에 출마하는 아오키 아이(靑木愛·여) 참의원 의원이다. 아오키 의원은 오자와 전 대표와도 절친하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의 전임자인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총리의 지역구인 군마(群馬) 4구에는 후지TV 출신 미야케 유키코(三宅雪子·여)씨가 내정됐다.
또 민주당은 아소 총리의 측근이었던 시오자키 야스히사(鹽崎恭久) 전 관방장관의 지역구인 에히메(愛媛)1구에는 아나운서 출신의 나가에 다카코(永江孝子·여)씨, 규마 후미오(久間章生) 전 방위상의 지역구인 나가사키(長崎) 2구에는 혈액제제를 통한 대규모 간염 감염 문제와 관련해 자민당 정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유명해 진 후쿠다 에리코(福田衣里子·여)씨를 각각 공천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이 해당 지역에 연고가 없는 '낙하산' 후보라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달 12일 도쿄도의회 선거처럼 중의원 선거에서도 교체 바람이 강타할 경우 여성 자객 시도가 성공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엔 별 효과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당 집행부에서는 도쿄 도의회 선거의 압승을 의식한 듯 특히 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후보자들 사이에서 기강이 해이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부 당 관계자는 "아침, 저녁 거리 연설을 제대로 하지 않는 후보들이 종종 눈에 띈다"며 불안해하고 있다.
최이락 특파원 choinal@yna.co.kr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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